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협상이 중·대형 트럭 관세 감면 범위를 둘러싼 막판 이견으로 결렬됐다. 양국은 자동차·철강·알루미늄·목재 관세를 낮추는 합의 윤곽까지 논의했지만, 캐나다산 대형 차량을 감면 대상에 넣을지를 놓고 충돌했다.
포춘은 협상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양국이 미국의 자동차 부문 관세를 현행 25%에서 15%로 낮추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는 이 인하 폭을 대형 픽업트럭과 상용차 등 중·대형 차량에도 적용하자고 요구했고, 미국은 이를 기존 합의에 없던 추가 요구로 받아들였다.
마크 카니(Mark Carney) 캐나다 총리는 트럭을 감면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분명히 큰 변화"라고 밝혔다. 그는 온타리오에 있는 포드 공장이 F-350과 그보다 큰 픽업트럭을 생산한다며, 트럭이 빠지면 해당 공장이 관세 완화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자동차 부품업계는 미국이 막판에 품목 분류를 바꿨다고 반발했다. 플라비오 볼페(Flavio Volpe) 캐나다 자동차부품제조업협회 회장은 캐나다방송공사에 "마지막 순간에 미국 측이 포드 F-350 같은 슈퍼듀티 픽업트럭을 인하 관세 대상 제품군에서 빼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움직임이 캐나다 내 자동차 제조를 약화시키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럭 관세 논쟁은 단순한 세율 조정이 아니라 북미 자동차 생산 구조와 맞물려 있다. 북미 자동차 산업은 부품과 완성차가 국경을 오가며 생산되는 방식으로 운영돼 관세 적용 범위가 생산비와 공장 배치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충돌은 이미 진행 중이던 관세 갈등을 키웠다. 미국은 캐나다산 일부 제품 약 200억 달러(약 27조7200억원)어치에 50% 관세를 부과했다. 백악관은 7월 포고문에서 캐나다가 미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을 차별적으로 대우해 미국 상거래에 부담을 줬다며 1930년 관세법 338조를 근거로 들었다.
관세법 338조는 외국 정부의 차별적 조치로 미국 상업이 불리해졌다고 대통령이 판단할 때 추가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본지는 앞서 미국이 캐나다산 알코올·유제품·자동차 관련 50% 추가관세 발효 시점을 한국시간 22일 오후 1시 1분으로 미뤘다고 보도했다.
캐나다는 맞대응을 예고했다. 카니 총리는 미국이 캐나다산 제품 약 200억 달러 규모에 50%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해, 캐나다도 노동자와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같은 규모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캐나다 정부는 미국이 최근 며칠 사이 경제성이 낮고 불공정한 새 조건을 제시해 협상의 순편익을 흔들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협상 결렬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고 있다.
노동계도 강경한 입장을 냈다. 라나 페인(Lana Payne) 유니포 전국회장은 캐나다가 선을 그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부품에만 관세 예외를 인정하면 더 넓은 북미 무역협정 협상에서 더 공격적인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니포는 캐나다 최대 민간 부문 노조다. 이 단체는 기존 북미 무역협정에 부합하는 자동차 부품은 관세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입장을 카니 정부에 전달했다.
이번 사안은 한국 기업에도 자동차 공급망과 북미 생산 전략 측면에서 간접 변수다. 트럭 관세 감면 범위를 둘러싼 충돌은 캐나다 내 완성차 생산뿐 아니라 미국 시장 접근 조건을 함께 건드리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50% 관세 시행을 한 차례 미뤘지만, 협상은 이어지지 못했다. 캐나다는 9월 8일부터 미국산 제품에 상응 관세를 적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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