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이 3개월 만의 고점을 넘어 온스당 4700달러(약 651만원) 선까지 올랐다. 미국 재무부의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가 달러 약세 논리를 다시 자극하면서 금과 비트코인(BTC)을 함께 묶는 대체 가치 저장 거래가 시장에서 거론됐다.
미국 재무부는 10년~30년 만기 명목 국채에 대한 유동성 지원 바이백 규모를 회당 최소 40억 달러(약 5조5400억원)로 늘린다고 19일 밝혔다. 기존 상한은 회당 20억 달러(약 2조7700억원)였고, 적용 기간은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다.
금 가격 반응은 빠르게 나타났다. 로이터는 금 현물이 21일 장중 4601.29달러(약 637만원)까지 올라 5월 15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같은 날 4623.94달러(약 640만원)까지 거래됐다고 전했다. 금 선물은 4680.60달러(약 648만원)까지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4일 초기 유럽 거래에서 금이 4700달러를 넘어섰고, 현물 가격도 4650.43달러(약 644만원) 수준이었다고 보도했다. 같은 주 안에서도 금 가격은 4600달러대 초반에서 4700달러 이상까지 움직여 기준 시각에 따라 수치 차이가 컸다.
이번 움직임은 단순한 원자재 가격 상승보다 넓은 의미를 갖는다. 재무부는 바이백 확대 목적을 장기물 구간의 시장 기능과 유동성 지원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은 재정 부담이 채권금리가 아니라 환율로 옮겨갈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는 분석이다.
달러도 같은 흐름에서 약세를 보였다. 로이터는 달러지수가 98.723까지 내려가 5월 14일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달러 약세는 금 같은 비이자 자산의 상대 매력을 키우고, BTC 같은 디지털 자산에도 유동성 해석을 붙이는 배경이 됐다.
앞서 본지도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 환매 규모를 회당 최소 40억 달러로 늘린 조치가 BTC 가격 흐름과 함께 해석됐다고 보도했다. 이번에는 같은 정책 신호가 금 시장에서 더 뚜렷하게 가격으로 반영됐다.
다만 바이백을 양적완화(QE)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재무부는 3일 차입 추정치 문서에서 바이백으로 사들인 증권은 새 발행으로 대체되기 때문에 민간 보유 순시장성 차입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새 돈을 풀어 채권을 사들이는 중앙은행식 완화와는 구조가 다르다는 뜻이다.
바이백은 재무부가 유통시장에서 기존 국채를 되사들이는 조치다. 통상 유동성이 떨어진 만기 구간의 거래를 원활하게 하고 시장 기능을 보완하는 데 쓰인다. 중앙은행의 자산 매입처럼 통화량 확대를 직접 겨냥하는 정책과는 목적과 회계 처리가 다르다.
세계금협회(World Gold Council)도 같은 점을 짚었다. 세계금협회는 21일 공개 글에서 재무부 발표 직후 수익률과 달러가 내려가고 금이 3% 올랐다고 정리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조치를 수익률곡선통제(YCC)로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수익률곡선통제는 정책 당국이 특정 만기 금리를 일정 수준에 묶기 위해 시장에 개입하는 방식이다. 이번 재무부 조치는 유동성 지원이라는 공식 목적에 머물러 있다. 다만 시장은 이를 장기금리와 달러 가치에 대한 정책 개입 신호로 읽었다는 평가다.
기술적 요인도 겹쳤다. 올레 한센(Ole Hansen) 삭소은행 원자재전략 책임자는 금이 200일 이동평균선을 넘어서면서 새 기술적 매수세가 붙었다고 봤다. 그는 미국 부채와 재정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 약한 달러를 이번 상승의 핵심 동력으로 해석했다.
바트 멜렉(Bart Melek) 티디증권 원자재전략 책임자는 모멘텀이 이어지면 다음 저항선이 4700달러 부근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는 목표가 제시라기보다 기술적 가격대에 대한 관찰에 가깝다.
미국의 재정 부담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AP는 8월 미국 국가부채가 40조 달러(약 5경5400조원)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미국 부채가 40조 달러를 넘기고 장기 국채금리 불안이 확대된 흐름이 금과 BTC를 같은 방향으로 언급하게 만든 배경이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핵심은 금 자체보다 장기금리와 달러 유동성의 경로다. BTC와 이더리움(ETH) 같은 위험자산은 통상 달러 유동성, 미 국채 금리, 금리 기대 변화에 민감하게 움직여 왔다. 다만 금과 BTC의 가격 반응 강도와 지속성은 서로 다를 수 있다.
확인된 다음 일정은 재무부의 장기 명목 국채 바이백 확대가 시작되는 9월 9일이다. 적용 기간은 11월 4일까지이며, 이후 시장은 장기금리와 달러지수, 금 가격과 BTC 흐름을 함께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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