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달러 현금 여력, 미 국채 매입론 제약

| 서지우 기자

미국 재무부의 장기 국채 매입 확대가 암호화폐 시장의 거시 변수로 떠올랐다. 시장에서 거론된 1조 달러 규모와 달리 실제 동원 가능한 여력은 약 2000억 달러(약 277조원)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 재무부는 19일 장기 명목 국채 유동성 지원 매입 규모를 기존 회당 최대 20억 달러(약 2조7700억원)에서 최소 40억 달러(약 5조5400억원)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대상은 10~20년물과 20~30년물이며, 확대된 매입 규모는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 적용된다.

이번 조치는 장기물 시장의 거래 기능을 보강하려는 성격이다. 미 재무부의 장기 국채 매입 확대는 중앙은행의 양적완화와 달리 재무부의 부채 관리 수단으로, 기존 유통채권을 되사 특정 만기 구간의 수급 마찰을 완화하는 방식이다.

쟁점은 재원이다. 시장에서는 재무부가 재무부 일반계정(TGA)을 활용해 국채 매입을 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TGA는 재무부가 연방준비제도에 보유하는 현금 계정으로, 계정 잔액이 줄면 시중 달러 유동성이 늘고 다시 채워지면 유동성이 흡수되는 효과가 생긴다.

블록비츠(BlockBeats)는 24일 분석가 qinbafrank가 TGA 활용 가능액이 시장 기대보다 작을 수 있다고 봤다고 전했다. 그는 2015년 이후 재무부의 현금 잔액 정책이 향후 1주일 재정 지출을 감당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어, 최근 기준 정상 운영에 필요한 현금 완충이 7000억 달러(약 969조5000억원) 안팎이라고 해석했다.

이 계산에서는 최근 실제로 동원 가능한 여유분이 약 2000억 달러로 제한된다. 시장에서 거론된 1조 달러 규모 국채 매입론과는 차이가 큰 셈이다.

미 재무부는 5월 TBAC에 제출한 분석에서 현금 관리 정책에 따라 TGA에 대체로 1주일 지출을 감당할 수준의 현금을 보유한다고 설명했다. 2024년 실제 현금 흐름 기준 1주일 평균 현금 유출은 약 5950억 달러(약 824조750억원)였고, 대규모 국채 만기나 월말 지출이 몰릴 때는 1조 달러(약 1385조원)를 넘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재무부가 8월 5일 공개한 분기 매입 계획도 무제한 매입과는 거리가 있다. 이번 분기 유동성 지원용 비지표물 국채 매입 한도는 최대 380억 달러(약 52조6300억원), 현금 관리 목적의 1개월~2년 만기 구간 매입 한도는 최대 250억 달러(약 34조6250억원)다.

암호화폐 시장이 이 사안을 보는 이유는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같은 위험자산이 달러 유동성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왔기 때문이다. TGA가 줄어드는 국면은 단기 유동성 공급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이후 재무부가 국채 발행으로 계정을 다시 채우면 유동성 흡수 압력이 생길 수 있다.

시장 구조상 같은 국채 매입이라도 자금 출처와 사후 보충 방식에 따라 효과는 달라진다. 재무부가 보유 현금을 쓰면 단기적으로 유동성이 풀릴 수 있지만, 현금 완충을 다시 쌓기 위한 발행이 이어지면 민간 자금을 흡수하는 흐름으로 바뀔 수 있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 흐름은 간접 변수다. 미국 장기 금리와 달러 유동성은 위험자산 선호에 영향을 줄 수 있어, BTC와 ETH 시장은 재무부의 매입 규모뿐 아니라 TGA 잔액 경로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사안의 핵심은 재무부가 국채를 산다는 사실 자체보다 매입 재원이 어디서 나오고, TGA가 얼마까지 줄 수 있으며, 줄어든 뒤 어떤 방식으로 보충되는지에 있다. 재무부는 11월 4일 다음 분기 차환 발표에서 향후 매입 규모와 일정을 추가로 밝힐 예정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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