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러미 시겔(Jeremy Siegel)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케빈 워시(Kevin Warsh)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이 채권시장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연준의 금리 판단 기준과 정책 소통 방식이 이번 주 미국 금리, 달러, 위험자산 흐름을 가를 단기 재료로 떠올랐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시겔 교수가 24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워시 의장이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쓰는 구체적 지표를 설명할 경우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시겔 교수는 “어떤 기준을 보고 있는가. 5년 물가상승률 기대치와 연방기금 선물 시장을 보고 있는가”라며 “연준이 시장에 이러한 기준들을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겔 교수는 워시 의장이 이 같은 설명을 내놓으면 금요일 채권가격이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고 했다. 채권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그의 발언은 장기 국채금리 방향을 둘러싼 시장 기대를 건드리는 대목이다.
최근 미국 채권시장은 인플레이션 우려와 재정 부담을 함께 반영해 왔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미국 재무부가 재무부 일반계정(TGA)을 활용해 국채 매입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소식 이후 10년물 국채금리가 3bp, 30년물 국채금리가 4bp 넘게 하락했다고 전했다.
TGA는 미국 재무부가 연준에 보유한 일반계정이다. 국채 바이백은 정부가 이미 발행한 국채를 다시 사들이는 조치로, 장기채 수급과 금리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재정 운용 수단으로 해석된다.
시겔 교수는 국채금리 변동에도 현재 금리 수준이 금융시장 전반의 심각한 경고 신호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올여름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며 국채금리가 급등했고 재무부 개입에도 시장이 불안한 상태라면서도 “패닉에 빠질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발언의 방향이 분명하지 않으면 시장 반응은 달라질 수 있다. 시겔 교수는 “워시 의장이 기대에 못 미치는 별다른 정보가 없는 연설을 한다면 시장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시장이 금리 인하나 인상 여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연준이 어떤 지표를 중시하고, 그 판단을 어떻게 설명할지를 확인하려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5년 물가상승률 기대치와 연방기금 선물 시장은 통화정책 기대가 가격에 반영되는 대표 지표로 꼽힌다.
투자자들은 워시 의장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최근 채권시장 개입과 관련해 어떤 소통을 했는지도 살필 것으로 보인다. 통화정책과 재정 운용이 장기금리 구간에서 동시에 해석되는 국면이라는 점에서다.
가상자산 시장에도 연결 지점은 있다. 장기 국채금리가 내려가면 위험자산 전반의 할인율 부담이 낮아질 수 있어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시장도 금리와 달러 흐름을 함께 본다.
본지는 앞서 비트코인 시장이 한국시간 29일 새벽 워시 의장의 잭슨홀 발언을 확인 지점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통화·재정 당국의 정책 소통을 둘러싼 시장 압박이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커졌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다만 이번 발언은 채권시장과 연준 소통 방식에 대한 조건부 해석이다. 개별 가상자산 가격 방향이나 특정 투자 판단을 단정하는 내용은 아니다.
올해 잭슨홀 심포지엄은 27일부터 29일까지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다. 워시 의장의 기조연설은 현지시간 28일 오전 10시, 한국시간 29일 오전 1시께 예정돼 있다.
연설 내용이 실제 채권금리와 가상자산 가격에 미칠 영향은 발언 공개 뒤 확인될 사안이다. 시장은 워시 의장의 정책 판단 기준, 장기 국채금리, 달러 움직임을 차례로 확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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