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핀테크 부문 2년 성장률 13% 그쳤다…"암호화폐 거래소 실적 부진 영향"

| 하이레 기자

국내 핀테크 기업의 최근 2년간 매출 성장률은 10% 수준에 그쳤다. 이같은 성적에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실적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8월 11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재권)는 금융위원회 산하 한국핀테크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핀테크 포털에 공시된 345개 핀테크 기업 중 최근 3년간 실적을 공시한 186곳을 대상으로 연도별 실적을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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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 이들 기업 매출은 2018년 3조9731억 원에서 2020년 4조5089억 원으로 5358억 원(13.5%) 증가했다. 다만 영업손익은 같은 기간 4593억 원에서 2072억 원으로 2521억 원(54.9%) 감소했다.

핀테크 관련 송금‧결제 시장이 크게 성장했지만 암호화폐 거래소의 부진한 실적 탓에 핀테크 전체 성장률은 저조했다. 수익 측면에서도 핀테크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송금‧결제 시장을 제외한 나머지는 오히려 악화됐다.

NHN한국사이버결제, 카카오페이, 비바리퍼블리카 등 핀테크 송금결제 분야 기업들은 매출 증가 순위 10위권에 올랐다. 반대로 두나무, 빗썸코리아, 코인원 등 암호화폐 거래소 기업들은 매출 감소액 기준 1~3위를 기록했다.

송금·결제, 인슈어테크, 해외송금, 크라우드펀딩·P2P금융 등 모든 분야에서 매출 증가가 확인된 반면 암호화폐 거래소는 핀테크 부문에서 유일하게 매출이 감소했다.

2018년 초 암호화폐 가격이 정점을 찍은 후 2019년 거래가 급감하면서 거래소 매출도 2018년 9565억 원에서 2020년 4192억 원으로 5374억 원(56.2%) 줄었다. 감소폭이 가장 큰 곳은 두나무다. 2018년엔 4707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2020년 1668억 원에 그치며 매출이 2년 새 3039억 원(64.6%)이나 줄었다.

빗썸코리아와 코인원도 같은 기간 매출이 각각 1731억 원(44.2%), 610억 원(64.8%) 감소했다. 이들 3개 기업의 매출 감소액은 5380억 원으로 핀테크 기업 전체 매출 감소액 6793억 원의 79.2%를 차지했다.

영업손익은 송금·결제 분야만 증가했다. 송금·결제 분야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1487억 원, 1258억 원의 적자를 냈지만 2020년에는 331억 원으로 흑자전환해 2년 새 1817억 원 증가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분야(3398억 원·57%↓)를 비롯한 나머지 분야는 영업손익이 모두 감소했다.

두나무, 빗썸코리아, 코인원 등 거래소 분야 기업들은 영업이익 감소폭 1~3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두나무가 1947억 원(67.7%)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고 빗썸코리아(1068억 원·41.7%↓)와 코인원(369억 원·70.3%↓)이 뒤를 이었다.

이번 결과는 암호화폐 거래 시장이 활성화됐던 2020년 하반기부터 2021년 1분기까지의 실적은 반영되지 않았다. 향후 암호화폐 거래소가 더 나은 성적을 내고 핀테크 시장 발전에 힘을 싣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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