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택건설업계, '침체 경고등'… 심리지수 32로 12년래 최저

| 김민준 기자

주택시장 침체 조짐이 심화되며 미국 주택 건설업자들의 자신감이 202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미주택건설협회(NAHB)에 따르면 6월 주택 건설업자들의 심리지수는 32를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 2012년 이후 세 번째로 낮은 수치다. 지수가 50을 밑돌면 주택 건설업자들 대다수가 시장 상황을 ‘나쁘다’고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하락은 주택 가격 부담과 금리 불확실성,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 하의 정책 환경이 시장에 미친 복합적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현금유동성이 풍부하거나 정부 보조 혜택을 기대할 수 있었던 팬데믹 시대와 달리, 최근 부동산 구매 여건이 악화되면서 소비자 수요가 눈에 띄게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NAHB의 버디 휴즈 회장은 “높은 모기지 금리와 경제·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이 소비자들을 시장에서 멀어지게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판매 정체를 타개하기 위해 건설업체들은 가격 인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체 사업자의 약 37%가 6월 중 주택 가격을 낮췄다고 답했으며, 이는 NAHB가 해당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한 2022년 이후 최대 비중이다. 인하 폭은 평균 5% 수준으로 나타났고, 전체의 62%는 금리 경감 등 추가적인 판촉 수단도 병행하고 있었다.

한편 신규주택 판매가 최근 두 달 연속 소폭 증가하긴 했지만, 팬데믹 기간처럼 폭발적인 수요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NAHB는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주택 구매 수요가 다시 반등하려면 금리 인하 신호나 세제 혜택 확대 같은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주택시장 전반이 역풍을 맞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정책 리스크가 시장 심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분석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강경 통상 정책과 이민 제한 조치가 노동 비용 및 자재 공급망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도 투자자 사이에서 확산 중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 결정과 함께 정부의 주택시장 지원 여부가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 지적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당분간 보수적 접근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