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AMZN)이 농촌 지역에서 월마트(WMT)와의 경쟁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피고 있다. 아마존은 2025년 말까지 미국 내 농촌 및 중소 도시 약 4,000곳에 당일 배송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40억 달러(약 5조 7,600억 원)를 투자해 배송 네트워크 규모를 세 배로 확장한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이커머스 분야에서 도시 외곽과 농촌 소비자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자 대형 유통업체들은 이 시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모건스탠리는 농촌 지역 전자상거래 시장을 약 1조 달러(약 1,440조 원) 규모의 기회로 평가하며 “미국 시골 지역의 마지막 1마일 배송 경쟁이 본격화됐다”고 진단했다.
미국 내 전체 소비 중 자동차와 가스를 제외한 소비의 20%가 비도심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이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현실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 3개월 동안 온라인으로 식료품을 구입한 농촌 인구는 41%에 그친 반면, 도시 거주자 비율은 72%에 달했다. 이처럼 온라인 장보기 소비에서 도시와 농촌 간 격차가 존재하지만, 그만큼 성장 여지도 크다는 의미다.
월마트는 현재 미국 내 식료품 시장 점유율이 약 25%에 달하며, 이미 최근 몇 년간 배송 역량을 강화해 올해 말까지 미국 인구의 95%에게 당일 배송을 제공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은 상태다. 반면 아마존은 식료품 부문에서 월마트, 코스트코(COST), 크로거(KR)에 이어 네 번째 규모다. 이에 따라 아마존은 커피 캡슐과 기저귀 같은 상시 수요 제품을 지역 배송 거점에 비축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 유통 전략을 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모건스탠리는 두 기업이 농촌 시장에서 전체 점유율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월마트의 입지가 훨씬 강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두 기업의 공격적 행보는 달러 제너럴(DG), 달러 트리(DLTR), 트랙터 서플라이(TSCO) 같은 저가 소매업체뿐 아니라 UPS, 페덱스(FDX) 등 배송 대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을 잠식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농촌 배송 인프라 구축 경쟁은 단순한 상권 확장을 넘어 유통 전쟁의 전선으로 확대되고 있다. 아마존과 월마트 모두 빠른 배송과 물류 역량을 앞세워 지역 밀착형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기초소비재 유통구조 전반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