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정세가 다시 불안해지면서 국내 주유소 기름값이 하루 사이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첫 종전 협상이 결렬된 뒤 국제유가가 급반등하자, 최근 주춤하던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도 다시 상승 흐름으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13일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천994.9원으로 전날보다 2.2원 올랐다. 경유는 1천988.8원으로 2.5원 상승했다. 같은 날 오전 9시 기준 상승폭이 휘발유 1.1원, 경유 1.2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7시간 만에 가격 오름세가 더 가팔라진 셈이다. 서울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서울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천25.9원으로 1.4원, 경유는 2천11.3원으로 0.9원 각각 올랐다.
국내 가격이 오르는 배경에는 중동 긴장 재확대가 있다. 미군은 12일 현지시간 기준으로 13일 오전 10시, 한국시간으로는 13일 오후 11시부터 이란 항구를 드나드는 모든 해상교통에 대한 봉쇄 조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란의 주요 수입 경로를 압박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주변의 긴장이 커지면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즉시 국제시장 가격에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
실제 국제유가는 다시 급등하고 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13일 오전 9시 12분 기준 직전 거래일인 10일 종가보다 약 8.7% 오른 배럴당 103.44달러를 나타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 가격도 같은 시각 104.93달러로 약 8.7% 뛰었다. 국제유가가 이렇게 급하게 움직이면 정유사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지고, 이는 결국 국내 석유제품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게 된다. 다만 국제유가 변동이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통상 2주에서 3주가량 시차가 있다.
정부가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가격에 상한을 두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외부 변수까지 완전히 막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제도는 지난 3월 13일 처음 시행된 뒤 3월 27일 2차, 4월 10일 3차 조치로 이어졌고, 3차 상한 가격은 휘발유 리터당 1천934원, 경유 1천923원, 등유 1천530원으로 2차와 같은 수준에서 묶였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이어가면 국내 판매가격도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중동 정세와 국제 원유 수송 차질 우려가 얼마나 길어지느냐에 따라 국내 기름값 전반으로 더 넓게 번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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