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뚜렷한 결론 없이 끝나고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커지면서 급등했지만, 장중에 양국이 물밑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상승폭을 크게 줄인 채 거래를 마쳤다.
13일 미국 동부시간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는 전장보다 2.51달러, 2.60% 오른 배럴당 99.08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유가는 장 초반 한때 105.62달러까지 치솟았다. 11~12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가시적인 합의 없이 마무리된 데다, 미국이 오전 10시부터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며 이란을 오가는 선박 차단에 들어간 점이 시장 불안을 키웠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여서 이 구간의 긴장은 곧바로 국제 유가를 흔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트루스 소셜을 통해 이란 선박이 봉쇄 구역에 접근하면 즉시 제거하겠다고 경고하면서 군사적 충돌 우려를 더했다. 원유 시장은 실제 공급 차질이 발생했는지뿐 아니라, 앞으로 차질이 생길 가능성만으로도 가격이 크게 출렁이는 특징이 있다. 특히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 정유사와 트레이더들이 미리 원유 확보에 나서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가격이 급하게 오르는 경우가 많다.
다만 뉴욕장 후반으로 갈수록 분위기는 일부 달라졌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과 이란의 접촉이 계속되고 있으며 합의를 향한 진전도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 이집트, 터키가 중재에 나서 남은 견해차를 좁히고 있으며, 4월 21일 휴전 종료 전에 전쟁을 끝내기 위한 합의를 시도하고 있다는 설명도 나왔다. CBS와 파이낸셜타임스도 양국 대표단의 접촉 지속, 휴전 연장과 보다 장기적인 합의 가능성을 잇달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백악관에서 이란의 적절한 인물들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그들이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말해 협상 기대를 키웠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가는 장중 고점에서 6달러가량 밀려 다시 10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다만 시장의 경계심은 여전히 크다. 티시 아이캡의 에너지 전문가 스콧 셸턴은 위험을 감수하려는 시장 참여자가 크게 줄었고 거래 물량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며, 현재는 위험이 더 커 보인다고 진단했다. 삭소뱅크의 원자재 전략가 올리 한센도 정유사들이 확보 가능한 곳이면 어디서든 원유를 찾고 있지만, 시장에 쌓인 매수 주문을 받아줄 물량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지금의 유가 흐름은 실제 공급 차질과 외교적 타결 가능성이 동시에 가격에 반영되는 국면으로 볼 수 있다. 향후에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상황과 미국·이란 협상 진전 여부에 따라 유가 변동성이 당분간 크게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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