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14일 대한항공의 올해와 내년 실적 전망치를 낮췄지만,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2만9천원은 그대로 유지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항공업계 전반의 비용 부담이 커졌지만, 대한항공은 화물 운임과 유류할증료, 사업 구조 다변화를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높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료비 상승분을 반영해 대한항공의 2026년과 2027년 실적 추정치를 각각 27%, 7%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항공사는 통상 유가가 오르면 항공유 가격 부담이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데, 최근에는 중동 지역 긴장 고조가 이런 부담을 키우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국제유가 상승으로 4월 발권 항공권에 붙는 유류할증료도 전달보다 최대 3배 이상 오른 상태다.
다만 NH투자증권은 대한항공의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을 바꾸면서 목표주가는 유지했다. 항공운송과 항공우주 부문을 별도로 나눠 평가한 뒤 합산하는 사업별 가치합산 방식, 즉 에스오티피 방식을 적용한 것이다. 항공운송 부문에는 글로벌 비교 기업 평균 이브이·에비타 7.1배를, 항공우주 부문에는 한국항공우주보다 30% 할인한 18배를 적용했다. 이는 대한항공이 단순 여객 항공사에 그치지 않고 항공기 정비와 우주·방산 관련 사업까지 함께 키우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해석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항공우주 부문은 중장기 성장성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꼽혔다. NH투자증권은 2025년 말 기준 수주 잔고가 4조4천억원에 이르고, 무인기 포트폴리오 확대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2030년까지 실적 성장의 가시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수주 잔고는 이미 계약했지만 아직 매출로 인식되지 않은 일감의 규모를 뜻하는데, 이 수치가 크면 향후 몇 년간 안정적인 매출 기반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단기적으로는 2분기부터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중동 항공사들의 운항 차질이 일부 노선에서 대한항공에 반사이익을 줄 가능성도 함께 보고 있다. 여기에 국제선 예약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포인트 오르며 수요가 견조한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NH투자증권은 연료비 급등이 항공업계 내부의 경쟁 구도를 재편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1위 사업자인 대한항공의 시장 지배력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봤다. 이 같은 흐름은 유가와 중동 정세가 당분간 항공주 투자 판단의 핵심 변수로 남는 가운데, 대한항공이 비용 부담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비항공 부문 성장성을 현실화하느냐에 따라 향후 평가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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