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클(Circle) 인터넷(CRCL)이 스테이블코인 ‘USD코인(USDC)’의 불법 자금 대응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놨다. 사법 당국의 요청이 없는 한 지갑 동결에 나서지 않는다는 ‘법 중심 원칙’을 강조했다.
“지갑 동결은 법적 근거 있을 때만”
제레미 알레어(Jeremy Allaire) 서클 CEO는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클은 법에 따른 명확한 의무를 수행한다”며 “지갑 동결은 수사기관이나 법원의 지시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USDC를 실시간 개입 수단이 아닌 ‘규제 금융 상품’으로 규정한 발언이다.
그는 블랙리스트나 자금 동결 판단이 해킹 등 긴급 상황에서 기업 재량으로 이뤄져선 안 되며, 반드시 법적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규제 기관과의 정합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서클의 전략을 재확인한 것이다.
테더와 다른 대응…“속도보다 절차”
반면 테더(USDT)는 보다 적극적인 대응으로 대비된다. 테더는 해킹이나 불법 활동이 발생할 경우 수시간 내 자금을 동결하는 사례가 반복돼왔다. 블록체인 분석가 잭엑스비티(ZachXBT)가 지적한 렛저, 레미타노 해킹 사건에서도 테더는 즉각 블랙리스트 조치를 취했지만, USDC는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이 같은 차이는 ‘속도 대 절차’라는 본질적 접근 방식의 차이로 평가된다.
북한 연계 해킹 의혹…비판 확산
논란은 이달 초 드리프트 프로토콜 해킹 사건을 계기로 커졌다. 북한 연계로 의심되는 이번 공격으로 최대 2억8000만 달러(약 4,159억 원)가 유출됐고, 이 중 약 2억3000만 달러(약 3,416억 원) 규모 USDC가 여러 체인으로 이동했다.
잭엑스비티는 2022년 이후 12건 이상의 사례에서 서클의 ‘대응 지연’으로 최소 4억2000만 달러(약 6,240억 원)의 불법 자금이 빠져나갔다고 주장했다. 세터스, 스왑넷, 노마드 해킹 등에서도 도난된 USDC가 수시간에서 수일 동안 동결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비판론자들은 USDC가 중앙 발행 구조를 가지고 있어 주소 차단이 기술적으로 가능함에도, 실시간 대응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점을 문제로 꼽는다. 법적 절차를 따르는 동안 공격자가 자금을 이동시킬 ‘시간 격차’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과도한 권한은 디파이 신뢰 훼손” 반론도
반면 업계 일각에서는 빠른 개입이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콜럼비아 경영대학원 오미드 말레칸(Omid Malekan) 교수는 “법적 근거를 넘어선 자의적 동결 권한은 디파이(DeFi)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 내부 판단이 곧 법이 되는 순간, ‘코드가 곧 법’이라는 원칙도, 법치 자체도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USDC를 둘러싼 논쟁은 ‘규제 준수’와 ‘실시간 대응’ 사이 균형의 문제로 귀결된다. 시장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의 역할이 커질수록 이 두 가치 간 충돌이 더 빈번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 시장 해석
서클은 USDC를 ‘규제 금융 상품’으로 규정하며 법적 절차 중심의 대응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빠른 개입보다 규제 정합성을 우선시하는 전략으로, 테더와의 차별점을 명확히 드러낸다. 시장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커질수록 규제 준수와 실시간 대응 사이의 긴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본다.
💡 전략 포인트
투자자 관점에서는 USDC와 USDT의 리스크 성격이 다르다는 점이 중요하다. USDC는 규제 안정성과 기관 친화성이 강점이지만, 위기 대응 속도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USDT는 빠른 대응이 가능하지만 중앙화 리스크 논쟁이 지속된다. 포트폴리오 구성 시 용도별 선택 전략이 필요하다.
📘 용어정리
스테이블코인: 달러 등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
블랙리스트: 특정 지갑 주소의 자산 이동을 제한하는 조치
디파이(DeFi): 중앙 기관 없이 블록체인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