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공급망 불안과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동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각국이 정책 공조를 통해 실물경제 충격을 줄이고 회복력을 높여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분명히 한 것이다.
구 부총리는 16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회의에서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성과 세계 경제 회복력 강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국가 간 불균형이 과도하고 장기화하면 세계 경제의 또 다른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하면서, 이런 문제를 예방하고 관리하려면 주요국 간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인공지능 투자 확대, 규제 혁신, 노동 공급 확충 같은 구조적 대응이 성장 기반을 유지하는 데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기 경기 대응뿐 아니라 중장기 성장 잠재력을 함께 끌어올려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국 정부의 대응 방향도 함께 소개했다. 구 부총리는 정책금융 확대와 추가경정예산의 신속한 편성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책금융은 정부가 산업과 기업에 자금을 공급해 투자와 고용을 뒷받침하는 수단이고, 추경은 경기 충격이나 재난 등 예상 밖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본예산 외에 추가로 편성하는 예산이다. 대외 충격이 국내 실물경제로 번지는 속도가 빨라진 만큼, 재정과 금융 수단을 함께 써 충격을 흡수하겠다는 취지다.
구 부총리는 회의장을 벗어나 주요국 및 협력국 재무 책임자들과 별도 면담도 이어갔다. 올해 주요 7개국 의장국인 프랑스의 롤랑 레스퀴르 경제재정부 장관은 다음 달 파리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 재무장관회의에 구 부총리를 초청하면서, 중동 전쟁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 대응과 글로벌 불균형 해소, 공급망 협력에서 한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호주의 짐 차머스 재무장관, 우즈베키스탄의 잠시드 호자예프 경제부총리와의 면담에서는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이 논의됐다. 핵심 광물은 배터리와 반도체, 전기차 같은 첨단산업에 꼭 필요한 자원으로, 최근 각국이 경제안보 차원에서 확보 경쟁을 벌이는 분야다.
민간 투자와 국제개발금융 협력도 이번 일정의 중요한 축이었다. 구 부총리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칼라일 그룹의 하비 슈와츠 최고경영자를 만나 한국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했다. 또 세계은행의 아제이 방가 총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의 쩌우 자이 총재, 미주개발은행의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와도 개별 면담을 진행했다. 17일에는 국제통화금융위원회 회의와 주요 7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특별세션에 참석하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 총재와도 만날 예정이다. 이런 흐름은 한국이 공급망, 투자, 국제금융 협력 의제를 한꺼번에 묶어 대외 경제 외교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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