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자영업자의 채무 부담을 덜기 위해 마련된 새출발기금의 채무조정 신청 규모가 30조원을 넘어섰다. 경기 둔화와 고금리 여파로 빚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취약 차주가 계속 늘면서 제도 이용 수요도 함께 커지는 흐름이다.
17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새출발기금 누적 채무조정 신청액은 30조1천89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보다 9천288억원 증가한 수치다. 채무조정 신청자도 19만856명으로 전월보다 6천73명 늘었다. 새출발기금은 코로나19 이후 매출 감소와 비용 부담 확대를 겪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재기를 돕기 위한 제도로, 상환이 어려운 부채의 원금이나 이자를 조정해 정상적인 경제 활동 복귀를 유도하는 데 목적이 있다.
신청이 모두 실제 조정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지만, 약정 체결 규모도 적지 않다. 전체 신청자 가운데 3월까지 실제로 채무조정 약정을 맺은 차주는 12만7천564명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조정받은 채무 원금은 11조3천398억원이다. 이는 단순히 신청 단계에 머무는 수요를 넘어 실제 제도를 통해 원리금 부담을 줄인 사례가 상당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채무조정 방식별로 보면, 금융회사가 부실채권을 넘기고 감면을 적용하는 매입형 채무조정은 6만4천422명, 채무원금 기준 5조9천349억원 규모였다. 이 경우 평균 원금 감면율은 약 73%로 나타났다. 금융회사와 채무자 사이 조정을 중개하는 중개형 채무조정은 6만3천142명, 채무액 5조4천49억원으로 집계됐고 평균 이자율 인하 폭은 약 5.2%포인트였다. 두 방식 모두 전월과 비교해 감면율이나 인하 폭에 큰 변화는 없었다. 다시 말해 지원 강도는 대체로 유지된 채 이용자 수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다만 제도의 체감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금융권 동의율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개형 채무조정의 부동의율은 계좌 수 기준 67.9%로 집계됐다. 금융회사가 조정안에 동의하지 않은 비율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업권별 부동의 회신율은 여신금융이 86.1%로 가장 높았고, 은행 64.6%, 저축은행 62.8%, 상호금융 21.5% 순이었다. 채무 재조정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원활하게 작동하는지는 금융권 참여도에 달려 있는 만큼, 향후에는 신청 규모 확대 못지않게 조정 성사율을 높이는 보완책 논의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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