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주식 순매도와 미국 물가 지표 충격이 겹치면서 5거래일 연속 올라 14일 1,490원대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0.4원 오른 1,491.0원으로 집계됐다. 장 초반에는 1,489.8원으로 출발해 잠시 내리는 듯했지만 곧 상승세로 돌아섰고, 한때 1,490원대 중반까지 오르며 원화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환율 상승은 국내 요인만이 아니라 미국의 예상 밖 물가 흐름이 달러 강세를 자극한 영향이 컸다.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은 13일(현지시간)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1년 전보다 6.0% 올랐다고 발표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도 1.4%로, 2022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앞서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생산자물가지수까지 시장 예상을 웃돌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더 오래 높게 유지하거나 추가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시장에서는 이런 분위기를 ‘매파적 기조’라고 부르는데, 물가를 잡기 위해 통화정책을 더 강하게 운용하는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영향으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98.487로 전 거래일보다 0.01% 올랐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주가와 환율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일보다 1.75% 오른 7,981.41로 마감해 다시 사상 최고치를 썼지만,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하루 2조1천4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최근 6거래일 누적 순매도 규모는 26조원을 넘었다. 일반적으로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면 원화를 달러로 바꿔 해외로 송금하려는 수요가 늘 수 있어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진다. 지수는 올랐지만 외국인 자금은 빠져나가는 이 같은 흐름이 원화 가치에는 부담으로 작용한 셈이다.
다만 환율이 더 가파르게 뛰지는 않았다. 수출업체들이 환율 고점을 인식하고 보유 달러를 시장에 내놓는 네고 물량이 나오고, 외환당국이 급격한 쏠림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경계감도 형성됐기 때문이다. 같은 시각 엔/달러 환율은 157.874엔으로 0.04% 올랐고,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44.51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0.36원 내렸다. 시장에서는 미국 물가와 통화정책 전망, 외국인 자금 흐름이 당분간 환율 방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에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고 달러 강세가 유지될 경우 원/달러 환율의 상단 압력이 쉽게 꺾이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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