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시장금리 격차, 3년 만에 최저...환율에 미칠 영향은?

| 토큰포스트

한국과 미국의 시장금리 격차가 최근 3년 만에 가장 좁은 수준으로 축소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채권금리가 빠르게 오른 결과로, 향후 원/달러 환율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5일 한국의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3.766%, 미국의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4.14%로 집계됐다. 한국 금리가 미국보다 0.374%포인트 낮았는데, 이 정도 격차는 2023년 5월 이후 가장 작은 수준이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가 연 2.50%, 미국 기준금리가 3.50~3.75%로 여전히 미국이 더 높지만, 시장금리에서는 그 차이가 기준금리 격차의 약 4분의 1 수준까지 줄어든 셈이다. 시장금리는 앞으로의 통화정책 전망을 미리 반영하는 성격이 강해, 단순한 현재 기준금리보다 투자자 기대가 더 빠르게 드러난다.

이 격차가 줄어든 배경에는 한국의 금리 인상 전망 강화가 있다.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고, 중동발 고유가 영향으로 물가 상승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국면이 사실상 끝났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의 최근 발언도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지난 3일 금리 인상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고, 15일 취임한 김진일 금통위원도 비교적 높은 금리가 금융안정 측면에서 필요하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이런 기대를 반영해 국고채 금리는 가파르게 올랐고, 15일 3년물 금리는 하루 만에 11.2bp(1bp는 0.01%포인트) 뛰면서 2023년 11월 16일 이후 처음으로 3.7%대를 기록했다.

미국 역시 물가 부담이 남아 있어 금리 상승 압력이 존재하지만, 한국만큼 추가 인상 기대가 강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 대조적이다. 미국 3년물 국채 금리도 15일 하루 10bp 올랐고, 30년물 금리는 연 5.12%로 2007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다만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당장 긴축을 더 강화하기보다는 동결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16일 기준 금리선물 시장은 미국이 연말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절반 가까이 반영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12일 공개한 보고서에서도 글로벌 투자은행 10곳 가운데 5곳은 연준이 올해 안에 추가 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미 시장금리 차 축소는 일반적으로 환율 하락 요인으로 여겨진다. 금리 격차가 줄면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이 완화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최근 외환시장은 금리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는 1,500.8원으로, 6거래일 연속 올라 한 달여 만에 다시 1,500원대로 올라섰다. 중동 분쟁 장기화에 따른 달러 강세, 유가 상승,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순매도 확대가 원화 약세를 더 강하게 밀어붙인 것이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는 5월 11일부터 15일까지 한 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20조원에 가까운 순매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은 한미 금리차보다 지정학적 위험과 달러 수요, 증시 수급이 환율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본다.

다만 금리차 자체가 외환시장에서 완전히 의미를 잃은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많다. 중동 전쟁과 같은 대외 불안이 진정되고 유가가 안정되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 압력이 완화되면 축소된 한미 금리차가 다시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더 뚜렷해지고 미국의 금리 동결 전망이 굳어지는 올해 하반기쯤 이런 효과가 보다 선명해질 수 있다고 봤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한국은행의 실제 정책 방향과 중동 정세, 외국인 자금 흐름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환율과 채권시장의 방향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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