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사실상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으로 유조선을 다시 보내 중동산 원유를 실어 올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전쟁 이후 원유 수송 길목이 막히면서 에너지 수급 불안과 국제유가 상승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인도가 전통적인 원유 조달선을 되살리려는 대응에 나선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1일 인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인도 측이 관련 계획을 마련했으며, 정부의 최종 승인만 나면 유조선들이 곧바로 출항할 수 있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인도 최대 국영 해운사인 인도해운공사(SCI)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 출항 시점과 중동 현지에서 선적할 원유 물량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움직임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지난 2월 말 전쟁이 시작된 뒤 인도가 호르무즈 해협 항로 재가동을 검토하는 첫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통로다. 이곳이 사실상 막히면 원유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들은 공급 차질과 운송비 상승, 보험료 인상 같은 부담을 한꺼번에 떠안게 된다. 세계 3위 원유 수입국인 인도도 예외가 아니다. 인도는 중동 산유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기존 거래망도 잘 갖춰져 있어, 다른 지역에서 대체 물량을 들여오면 시간이 더 걸리고 비용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배경 때문에 인도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중동산 원유 확보를 다시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 운항이 성사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블룸버그는 인도가 현재 해협 봉쇄에 관여하고 있는 이란과 미국으로부터 사전 동의를 얻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외교적으로는 지난주 뉴델리에서 열린 브릭스 외무장관 회의를 계기로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만난 바 있어, 인도 측이 물밑 협의를 병행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인도 항만해운수로부와 해군은 관련 질의에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인도는 해상 안전 대책도 강화하고 있다. 인도 해군은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역에 배치한 전함 수를 두 배로 늘리고 공중 정찰도 확대했다. 자국 선박이 해협을 빠져나오면 곧바로 군함이 호위하는 방식으로 위험을 줄이고 있다. 전후로 이란 이외 국가 선박이 해협을 통과한 사례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통항량은 전쟁 이전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상태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전황의 변화와 미·이란 간 긴장 수준, 그리고 주요 원유 수입국들의 외교 조율에 따라 국제 원유 시장의 불안정성이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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