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그룹은 3일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회생 자금 지원의 핵심 전제였던 김병주 엠비케이파트너스 회장의 개인 보증 문제를 둘러싼 책임 공방이 다시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는 이날 홈플러스가 지난달 30일 낸 수정 회생계획안 변경안에 대해 실제 이행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법정관리는 재무적으로 어려움에 빠진 기업이 법원의 관리 아래 채무를 조정하며 살아날 길을 찾는 제도인데, 이번 결정은 홈플러스가 그 단계에서도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인수자를 찾지 못한 상황까지 겹치면서 시장에서는 사실상 파산 수순으로 보는 시각이 커지고 있다.
이날 메리츠는 입장문에서 그동안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 담보권 실행 유예, 상거래채권 조기 변제 협조, 조건부 긴급운영자금인 디아이피(DIP·회생절차 중 신규로 공급되는 운영자금) 1천억원 에스크로 예치 등 가능한 범위에서 지원해왔다고 설명했다. 메리츠는 홈플러스의 최대 채권자로서 회생계획에 필요한 자금 2천억원 가운데 1천억원 지원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다만 실제 대출 집행의 전제 조건으로 엠비케이뿐 아니라 김 회장의 개인 보증도 함께 요구해왔는데, 메리츠는 지금까지 이에 대한 명확한 확답이나 공식 공문을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메리츠는 홈플러스의 위기가 지난 10년간 엠비케이가 투자금 회수에 치우친 경영을 해온 결과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회생절차가 시작된 뒤 1년 3개월이 지났는데도 영업환경과 기업가치가 오히려 더 나빠졌다고 평가했다. 반면 엠비케이는 지난달 30일 회생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 김 회장 보증 제공 의사를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메리츠는 법원 제출 문서와 실제 채권자에 대한 확약은 다르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같은 사안을 두고 양측 해석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쟁점은 결국 누가 얼마나 더 위험을 떠안을 것이냐에 모인다. 메리츠는 고위험 대출 규모를 무리하게 늘릴 경우 주주 반발은 물론 경영진의 배임 책임 논란까지 불거질 수 있다며 지원 한도를 1천억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반면 엠비케이 측은 김 회장 보증이 전제되면 메리츠가 2천억원 전체를 지원해야 한다는 취지로 맞서고 있다. 사모펀드 운용사와 대형 채권자 사이의 이해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구조인 만큼, 남은 절차에서도 입장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메리츠는 향후 절차에 협력하되 근로자와 협력업체, 소상공인 등의 피해를 줄이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는데, 이 같은 흐름은 향후 홈플러스 처리 방향이 단순한 기업 회생 문제를 넘어 대주주 책임과 채권자 부담 원칙을 가르는 사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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