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카드론 잔액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직후 감소로 돌아섰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압박과 카드사들의 대출 조절이 맞물리면서, 빠르게 불어나던 카드 대출 증가세가 일단 한숨을 고른 모습이다.
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케이비국민·엔에이치농협카드 등 9개 카드사의 6월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9천9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5월 말 43조2천534억원보다 약 3천441억원 줄어든 수치다. 5월에는 가정의 달 소비 증가와 은행권 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이른바 풍선효과가 겹치면서 카드론 잔액이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지만, 한 달 만에 증가 흐름이 꺾인 것이다.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관리 강화가 있다. 당국은 5월 말 일부 카드사를 불러 가계부채 총량 관리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신업계는 올해 카드론을 포함한 가계대출 증가율을 1.5% 수준에서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카드론은 은행 대출보다 문턱이 낮아 급전이 필요한 차주가 많이 찾는 상품이지만,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어서 가계부채 건전성과도 직접 연결된다. 이런 이유로 당국은 카드사들의 대출 확대 속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카드사들이 마케팅을 줄이고 대출 한도를 조정한 점이 잔액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제1금융권 대출 규제가 이어지면서 카드론 수요 자체는 여전히 적지 않지만, 카드사들은 공격적으로 취급액을 늘리기보다 관리 기조를 유지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분기 말에는 부실채권 상각 효과까지 반영되기 때문에 장부상 잔액이 줄어드는 요인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다른 단기 신용 지표는 엇갈렸다. 카드론을 갚기 위해 같은 카드사에서 다시 돈을 빌리는 대환대출 잔액은 6월 말 1조5천485억원으로 전월 1조6천559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반면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은 6조8천321억원으로 전월 6조7천999억원보다 늘었고, 현금서비스 잔액도 6조7천842억원으로 전월 6조5천38억원보다 증가했다. 카드론 잔액이 일시적으로 줄었더라도 서민·취약차주의 자금 수요가 다른 고금리 단기 대출로 옮겨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금융당국의 관리 강도와 은행권 대출 문턱, 경기 여건에 따라 다시 확대 또는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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