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3년 국채선물 순매수 행진, 숏커버링으로 해석

| 토큰포스트

외국인이 3년 국채선물을 12거래일 연속 사들이면서 국내 단기 금리가 내려갔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새로 채권 강세에 베팅한 움직임이라기보다 기존의 금리 상승 전망을 거둬들이는 과정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9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 집계를 보면 외국인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7일까지 3년 국채선물을 12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누적 순매수 규모는 13만7천410계약, 하루 평균으로는 1만1천450계약이다. 이 기간 3년 국채선물 가격은 102.6에서 103.4로 올랐고, 현물 지표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고점이던 3.959%에서 3.669%까지 하락했다. 선물 가격이 오르고 금리가 내린 것은 시장에서 채권 수요가 그만큼 강해졌다는 뜻이다.

다만 이번 매수세를 그대로 낙관 신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국채선물 시장에서 외국인 거래의 상당 부분은 헤지펀드가 맡는데, 이들은 중장기 투자보다는 방향성에 베팅하는 단기 매매 성향이 강하다. 실제 외국인은 올해 들어 한국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견조하다고 보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더 큰 폭으로 올릴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를 두면서 3년 국채선물 매도 포지션, 즉 금리 상승에 유리한 베팅을 꾸준히 쌓아왔다. 연초 1만계약 수준이던 3년 국채선물 누적 순매도는 7월 중순 24만계약까지 불어났다가, 7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빠르게 축소돼 이달 7일에는 8만7천계약 수준으로 줄었다. 최근 순매수는 이처럼 쌓여 있던 숏 포지션을 되사는 숏커버 성격이 짙다는 의미다.

외국인의 판단이 바뀐 배경에는 7월 이후의 거시 변수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국제유가가 3∼4월 고점 이후 큰 흐름에서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서 수입물가와 소비자물가 압력이 다소 누그러졌고, 이는 한국은행의 추가 긴축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으로 받아들여졌다.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은 3월 배럴당 120달러 수준까지 치솟은 뒤 최근에는 80달러를 밑돌고 있다. 여기에 7월 주가 변동성이 커지며 자산가격 상승이 소비를 자극하는 부의 효과도 약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퍼졌고, 원/달러 환율 역시 7월 초 1,560원 부근에서 이달 7일 1,407원까지 급락했다. 환율 하락은 수입물가 부담을 낮추고, 한국은행이 환율 방어를 위해 금리를 더 올려야 할 필요도 줄여준다. 결국 한국 경제의 성장 전망이 갑자기 나빠졌다기보다, 성장세가 이어져도 기준금리를 시장 예상만큼 추가 인상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쪽으로 기대가 조정된 셈이다.

국내 기업들의 자금 운용도 단기물 수급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여유 자금을 채권이나 단기 금융상품에 넣으면서 3년 이하 만기 구간에 실수요성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은 외국인 입장에서 단기 구간 금리 상승 베팅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다만 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외국인 순매수를 신규 매수 전환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기존의 대규모 매도 포지션이 되돌려지는 과정만으로도 선물 가격은 빠르게 오르고 금리는 큰 폭으로 내릴 수 있어서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외국인이 남아 있는 숏 포지션을 얼마나 더 줄일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실제로 금리 하락을 겨냥한 신규 매수 자금이 들어올지에 따라 이어지는 강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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