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는 전반적으로 하락했지만, 장기 구간은 만기별로 방향이 엇갈리며 초장기물의 약세 부담이 이어졌다. 특히 5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초장기물 시장의 취약한 수급 상황을 드러냈다.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0bp(1bp는 0.01%포인트) 내린 연 3.781%에 거래를 마쳤다. 2년물과 5년물도 각각 1.1bp, 0.9bp 하락해 연 3.616%, 연 4.016%를 기록했다. 반면 10년물 금리는 0.4bp 오른 연 4.298%로 마감해 중장기 구간의 흐름은 다소 엇갈렸다. 20년물은 연 4.619%로 3.2bp 내렸고, 30년물은 0.5bp 하락한 연 4.680%를 나타냈다. 다만 50년물은 0.6bp 상승한 연 4.587%를 기록해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채권시장은 간밤 발표된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 수준에 부합한 영향을 받으며, 미국 국채 금리를 따라 비교적 제한된 범위에서 움직였다. 물가 지표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경로에 대한 새로운 신호가 약해지기 때문에, 시장은 대체로 방향성을 강하게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날 국내 시장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강보합권 흐름을 보였지만, 만기가 길수록 수급 변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특히 초장기물은 금리 수준 자체보다 누가 얼마나 사주느냐가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시장이다. 보통 보험사 같은 장기 투자 기관이 초장기 국채의 핵심 매수층으로 꼽히는데, 최근 고금리 환경이 이어지면서 이들 기관이 매수 강도를 조절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14일 예정된 국고채 50년물 입찰을 앞두고 경계심도 커진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장중 외국인 매매에 따라 가격이 크게 흔들릴 수 있지만, 예전처럼 국내 장기 자금이 안정적으로 받쳐주지 못하면서 초장기물 금리가 쉽게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선물시장에서도 투자 심리는 다소 약했다. 3년 만기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2틱 내린 103.29, 10년 만기 국채선물은 15틱 내린 105.63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1만541계약, 10년 국채선물을 2천641계약 순매도했다. 현물금리가 일부 구간에서 내렸는데도 선물시장이 약세를 보인 것은, 투자자들이 향후 장기 금리 부담과 초장기물 수급 불안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위험으로 보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같은 흐름은 50년물 입찰 결과와 주요 기관투자가의 매수 의지에 따라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