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5% 가능성 거론, 워시 연설 앞둔 채권시장

| 정민석 기자

케빈 워시(Kevin Warsh) 연준(Fed) 의장의 첫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미국 장기 국채금리와 기간 프리미엄이 통화정책의 새 변수로 떠올랐다. 기준금리를 직접 올리지 않아도 장기금리와 채권 변동성이 금융 여건을 죌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마이클 J. 크레이머(Michael J. Kramer)는 공개 기고문에서 워시 의장이 전방 안내를 줄이는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전방 안내는 중앙은행이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신호를 미리 주는 정책 소통 방식이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은 2026년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을 8월 27일부터 29일까지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연다. 올해 주제는 '금융 혁신: 결제와 정책에 대한 함의'다. 워시 의장은 28일 오전 10시(미 동부시간), 한국시간으로 28일 오후 11시 연설할 예정이다.

본지는 앞서 워시 의장이 한국시간 28일 오후 11시 잭슨홀에서 기조연설을 한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연설에서 워시 의장이 금리 경로 자체보다 시장 기대 형성을 어디까지 허용할지에 더 주목하고 있다.

크레이머는 워시 의장이 시장에 세부 경로를 덜 제시하면 투자자들이 장기 국채 보유에 더 높은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ACM 기간 프리미엄 모델을 인용해 10년물 미 국채 기간 프리미엄이 약 82bp라고 제시했다.

ACM 모델은 장기 국채금리를 예상 단기금리와 기간 프리미엄으로 나눠 보는 추정 방식이다. 기간 프리미엄은 장기채를 보유하는 투자자가 미래 금리, 물가, 정책 불확실성을 감수하는 대가로 요구하는 추가 보상이다. 직접 관측되는 수치가 아니어서 모델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크레이머의 계산은 기간 프리미엄이 양적완화 이전 장기 평균으로 제시한 약 150bp까지 회복되고, 4% 초반의 중립금리 가정이 더해지면 10년물 금리가 5%를 웃돌 수 있다는 구조다. 다만 이는 확정 전망이 아니라 조건부 시나리오다.

두 조건 중 하나라도 달라지면 10년물 금리 경로도 달라질 수 있다. 크레이머가 짚은 핵심은 5%라는 특정 숫자보다 연준이 정책 불확실성을 덜 낮출 때 장기금리의 가격 결정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채권 변동성도 논점으로 제시됐다. 크레이머는 장기금리가 이미 올랐지만 미 국채 옵션의 내재 변동성을 나타내는 MOVE 지수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짚었다. 시장이 연준의 다음 정책 경로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전방 안내가 줄면 매 회의는 다시 열린 사건이 되고, 채권 가격은 경제 지표와 정책 발언에 더 민감해질 수 있다. 이 경우 실제 기준금리 조정이 없어도 장기금리와 변동성 상승이 금융 여건을 조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장기금리 상승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기업 장기 조달비용에 영향을 준다. 금리 변동성이 높아지면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돼 회사채 발행 비용도 올라갈 수 있다. 크레이머가 말한 '장기금리가 연준 대신 긴축한다'는 표현은 이런 전달 경로를 가리킨다.

다만 연방기금금리는 여전히 연준 통화정책의 핵심 수단이다. 장기금리 상승이 워시 의장이 의도한 정책 경로인지, 아니면 인플레이션·재정·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시장의 추가 보상 요구인지는 연설 전까지 구분하기 어렵다.

일본 금리도 배경으로 제시됐다. 크레이머는 일본의 무담보 익일물 콜금리 목표가 약 1%이고, 일본 10년물 기대인플레이션이 약 2%에 접근했다고 밝혔다. 그가 인용한 TONAR 선물 가격은 9월 1.19%, 12월 1.41%, 다음 해 3월 1.6% 수준이다.

이 수치는 기사 공개 시점의 시장 가격이며 일본은행의 확정 경로는 아니다. 일본 금리 정상화 기대가 커지면 글로벌 자금의 저수익 해외채권 수요가 약해지고, 미국 장기금리에도 추가 압력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투자자에게는 장기금리와 달러 유동성이 위험자산 선호를 가르는 간접 변수다. 앞서 본지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6~4.7%대에서 움직이며 5% 재접근 가능성이 채권시장 논쟁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비트코인(BTC) 등 가상자산 가격 방향을 이 자료만으로 단정할 근거는 없다.

워시 의장의 연설에서 확인할 대목은 장기금리 상승을 어떻게 설명하느냐다. 연준이 시장의 금리 기대 형성을 더 넓게 허용할지, 장기금리와 채권 변동성 상승을 금융 위험으로 볼지는 한국시간 28일 오후 11시 연설에서 드러날 예정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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