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7일 올해와 내년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모두 2.5%로 올렸다. 명목소득 증가가 소비 회복으로 이어지며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지호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27일 경제전망 설명에서 명목소득 증가에 따른 수요 측 물가 압력 확대를 근원물가 전망 상향의 배경으로 제시했다고 연합인포맥스가 전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국은행은 올해와 내년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각각 기존 2.4%, 2.3%에서 모두 2.5%로 높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2.7%, 내년 2.3%로 지난 5월 전망을 유지했다.
물가 흐름은 표면적으로 둔화됐지만 기조적 압력은 약해지지 않았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 둔화로 2.8%로 낮아졌다. 반면 근원물가 상승률은 개인서비스와 내구재 가격 상승폭이 커지며 2.6%로 높아졌다.
근원물가는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해 산출하는 물가지표다. 중앙은행은 전체 소비자물가와 함께 근원물가를 보며 물가 압력이 일시적 요인에 그치는지, 수요와 비용 요인으로 넓어지는지를 판단한다.
한국은행은 소득 여건 개선도 물가 판단의 핵심 변수로 봤다. 반도체 경기 호조가 수출과 투자 증가세를 이끌고, 이 영향이 소득과 소비로 번지면 수요 측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성장률 전망도 함께 상향됐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월 2.6%에서 3.3%로, 내년 전망치를 2.1%에서 2.9%로 각각 올렸다. 앞서 본지는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3.3%로 올렸다고 보도했다.
금통위는 "그간 높아진 비용압력의 전이가 지속되고 소득 여건의 개선에 따른 수요측 압력도 점차 커지면서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 목표 2%로의 수렴이 늦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책 문구에는 변화가 있었다. 금통위는 지난달 의결문에 있던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라는 표현을 뺐다. 대신 물가, 경기 흐름,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하며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금리 인상에는 금통위원 7명 중 6명이 찬성했다. 황건일 위원은 기준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이번 결정은 한국은행이 수요 측 물가 압력을 더 주시해 온 흐름과 맞닿아 있다. 기준금리와 환율은 비트코인(BTC)을 비롯한 위험자산의 유동성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이번 한국은행 설명에서 특정 자산의 가격 방향은 언급되지 않았다.
금융시장 변수도 통화정책 판단에 함께 반영됐다. 한국은행은 원/달러 환율이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 완화와 미 달러화 약세로 큰 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주가는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급락한 뒤 일부 반등했고, 수도권 주택가격은 높은 오름세를 지속했으며 가계대출도 상당폭 늘었다고 밝혔다.
향후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으로는 국제유가와 환율 움직임, 내수 개선 속도, 임금 상승세 확산 정도가 제시됐다. 금통위의 다음 판단은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내려가는 속도와 성장세의 내수 파급 정도를 함께 보며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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