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제시했다. 지난 5월 전망치 2.1%보다 0.8%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통화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6%에서 3.3%로 0.7%포인트 올렸다고 밝혔다. 기준금리는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성장률 전망 상향의 핵심 배경으로는 반도체 경기 호조가 꼽혔다. 한국은행은 수출과 투자의 높은 증가세가 이어지고, 소득 여건 개선으로 소비 회복세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봤다.
이번 전망은 올해와 내년 모두 5월 전망치를 웃돈다. 특히 내년 전망치 2.9%는 시장이 앞서 주목해온 성장 경로를 한국은행이 공식 수치로 확인한 의미가 있다.
물가 전망은 성장률만큼 크게 바뀌지 않았다.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7%, 내년을 2.3%로 제시해 5월 전망을 유지했다.
다만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은 올해와 내년 모두 2.5%로 높아졌다. 5월 전망치는 올해 2.4%, 내년 2.3%였다.
한국은행은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 둔화로 2.8%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근원물가는 개인서비스와 내구재 가격 오름세 확대로 2.6%로 높아졌다.
금융시장 흐름도 통화정책 판단의 배경으로 제시됐다. 한국은행은 원·달러 환율이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 완화와 달러 약세로 큰 폭 하락했고, 국고채금리는 국내 성장세 확대와 미국 국채금리, 국제유가 움직임 등에 따라 등락했다고 밝혔다.
주가는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급락한 뒤 일부 반등했다. 실물 경기 전망은 개선됐지만 금융시장은 환율, 채권금리, 주가 흐름이 함께 흔들리는 국면을 지나고 있다는 평가다.
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방향을 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 정책금리다. 성장률과 물가 전망이 동시에 높아지면 통상 추가 긴축 필요성을 둘러싼 시장의 민감도도 커진다.
본지는 앞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과 경제전망이 원화 유동성, 채권금리, 환율 기대를 통해 비트코인(BTC)을 포함한 위험자산 여건에도 간접 변수로 작용한다고 전한 바 있다. 이번 발표도 국내 위험자산에는 금리와 환율 경로를 통해 영향을 줄 수 있는 재료다.
채권시장에서는 내년 성장률 전망이 이미 주요 변수로 거론돼 왔다. 본지는 앞서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올해보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한국은행은 성장 경로에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경기의 확장 정도, 내수 파급 범위, 중동 사태 전개, 통상환경 변화가 향후 성장 흐름을 가를 변수로 제시됐다.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에 미칠 영향은 기준금리, 원·달러 환율, 국고채금리 반응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은 27일 통화정책방향에서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 물가, 경기 흐름,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