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98억유로 적자, EU 위안화 대화 압박

| 류하진 기자

유럽연합(EU)의 대중국 상품무역 적자가 2025년 3598억유로로 불어난 가운데 독일과 프랑스 정상이 중국과의 환율 대화 재개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위안화와 유로의 관계가 교역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 제기다.

프리드리히 메르츠(Friedrich Merz)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은 7월 17일 독일 브륄에서 열린 프랑스·독일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을 산업보조금, 시장개방, 환율 문제와 함께 다뤘다. 독일 정부 공식 기록에서 메르츠 총리는 중국 통화가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는 취지로 말하며, 중국이 현재 환율이 맞다고 본다면 자유태환을 허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bundesregierung.de)

프랑스 대통령실 기록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과 전략적 환율 대화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의 위안화·유로 관계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취지로 말하며, 환율 문제를 무역 불균형 논의의 한 축으로 올렸다. (elysee.fr)

두 정상의 발언은 단순한 위안화 절상 요구보다 범위가 넓다. 중국의 산업 경쟁력, 보조금, 유럽 시장으로 들어오는 과잉공급, 금융시장 폐쇄성이 한꺼번에 거론됐다. 메르츠 총리는 EU에서 중국과의 상품무역 흑자를 내는 회원국이 없고, 연간 적자가 3000억달러(약 413조1000억원)를 넘는다고 말했다.

유럽연합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EU의 대중국 상품 수출은 1996억유로, 수입은 5594억유로였고 상품무역 적자는 3598억유로였다. EU 집행위원회는 같은 적자를 3599억유로로 표기하고, 서비스 교역에서는 EU가 213억유로 흑자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쟁의 중심이 전체 교역이 아니라 상품무역 불균형이라는 뜻이다. (ec.europa.eu) (policy.trade.ec.europa.eu)

독일의 대중국 교역 수지도 압박의 배경이다. 독일 통계청은 2026년 1~5월 독일의 대중국 수입이 724억유로로 6.2% 늘었고, 수출은 296억유로로 14.5% 줄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독일의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는 428억유로로 확대됐다. (destatis.de)

환율 대화는 무역 협상과 금융시장 개방을 잇는 접점이다. 통상 환율이 한쪽 교역조건에 유리하게 움직이면 수출 가격 경쟁력과 수입 부담이 함께 달라진다. 유럽 측은 중국 제조업 보조금과 위안화 환율 문제를 같은 구조 안에서 보고 있다.

중국은 반박했다. 중국 외교부는 7월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환율을 조작한 적이 없고 경쟁우위를 위해 자국 통화를 절하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밝혔다. 중국은 EU와의 교역이 상호호혜적이며, 무역 차이는 대화와 협의로 다뤄야 한다고 했다. (fmprc.gov.cn)

중국 인민은행의 기존 기조도 환율 안정에 놓여 있다.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제도를 시장 수급과 통화바스켓을 참고하는 관리변동환율제로 설명해 왔고, 위안화 환율을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에서 유지한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유럽 정상들의 압박이 곧바로 중국의 환율정책 변화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pbc.gov.cn)

관리변동환율제는 시장에서 형성되는 수급을 반영하되 중앙은행이 급격한 변동을 관리하는 환율 운용 방식이다. 완전 자유변동환율제와 고정환율제의 중간 성격을 띤다. 메르츠 총리가 자유태환을 거론한 것도 중국 금융시장의 개방성과 환율 형성 방식을 함께 문제 삼은 발언으로 풀이된다.

후속 일정은 공식 기록끼리 표현이 다르다. 프랑스 대통령실 기록은 관련 로드맵을 2026년 9월로 적었고, 독일 정부 기록은 2026년 말까지라고 적었다. 따라서 환율 대화나 무역 조정의 시한을 9월로 확정해 쓰기는 어렵다.

EU 집행위원회는 6월 29일 중국과의 무역·투자 협의체를 출범시키고 무역·투자 균형, 수출통제, 지식재산권, 세계무역기구(WTO) 개혁 등 4개 트랙의 작업반을 가동했다. 이번 압박은 갑작스러운 외교 수사가 아니라 이미 열린 협상 축 위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audiovisual.ec.europa.eu)

유럽중앙은행(ECB)에서도 위안화 저평가 논의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ECB 총재는 6월 22일 위안화 저평가를 글로벌 지도자들이 논의해야 한다고 했고, 국제통화기금(IMF) 추정치로는 위안화가 15~16% 저평가돼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새로운 플라자 합의 구상에는 선을 그었다. (investing.com)

독일 산업계도 대중국 정책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8월 28일 보도 기준 독일 업계는 불공정 경쟁과 과도한 보조금을 이유로 보다 강경한 조치를 요구했다. 환율 문제는 자동차, 기계, 화학 등 유럽 제조업의 가격 경쟁력 논의와 맞물려 있다. (investing.com)

국내 시장에는 위안화 결제·청산 인프라와 환헤지 비용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본지는 앞서 [프랑크푸르트의 위안화 청산은행이 중국은행 프랑크푸르트 지점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https://www.tokenpost.kr/news/policy/387743). 유럽 내 위안화 거래 인프라와 환율 논의가 함께 움직이면 중국과 거래하는 기업의 결제 통화 선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암호자산 시장과의 연결은 간접적이다. 환율 갈등과 무역 마찰은 달러, 유로, 위안 변동성과 위험자산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이번 발언만으로 비트코인(BTC) 등 암호자산 가격 방향을 판단할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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