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Meta·$META)의 한국 원화채 발행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당장 성사될 유인은 크지 않다는 국내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원화로 조달한 자금을 다시 달러로 바꿔야 하는 구조와 국내 기관 수요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김준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1일 “조달한 원화 자금을 다시 달러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에서 국내 기관 투자자들이 프리미엄을 크게 주지 않는다”며 “굳이 원화채를 선택할 설득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고 아시아경제는 전했다. 원화채 검토 자체보다 실제 조달 비용이 경제성을 좌우한다는 취지다.
메타의 원화채 검토는 앞서 국내 채권시장에서 확인된 사안이다. 본지는 지난 27일 메타가 국내 신용평가사를 대상으로 회사채 발행을 염두에 둔 미공시 사전 신용평가를 타진했다고 전했다. 당시 검토 규모는 최소 1조원으로 알려졌다.
미공시 사전 신용평가는 실제 발행 전에 예상 신용등급과 조달금리 등을 가늠하기 위한 절차다. 등급이 외부에 공시되지는 않지만, 발행사가 시장 진입 가능성과 조달 비용을 미리 점검하는 데 쓰인다. 사전 평가 타진은 발행 확정이 아니라 시장 여건을 살피는 단계다.
메타가 한국 원화채 시장을 살핀 배경에는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재원 조달처를 넓히려는 흐름이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미국 빅테크인 메타는 최근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투자 규모를 키워 왔다. 달러채뿐 아니라 현지 통화 채권시장까지 검토하면 조달 통화와 투자자 기반을 나눌 수 있다.
다만 NH투자증권 분석은 원화채가 메타에 당장 경제적인 선택지가 되기 어렵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메타의 글로벌 신용등급은 AA-로 한국 국가 신용등급 AA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를 기준으로 원화채 금리는 4% 중후반대로 예상된다고 아시아경제는 전했다.
문제는 환전 비용이다. 메타가 원화채로 자금을 조달해도 실제 운용 통화가 달러라면 원화를 달러로 바꾸는 통화스와프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이 비용까지 더하면 미국 달러채 시장에서 직접 조달하는 것보다 유리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는 발행사의 신용도뿐 아니라 만기 구조, 공시 요건, 투자자 수요, 스와프 비용이 조건을 좌우한다. 해외 기업이 원화로 자금을 조달한 뒤 실제 운용 통화와 맞추려면 환헤지 구조도 함께 따져야 한다. 신용등급이 높아도 조달 통화와 사용 통화가 다르면 비용 계산이 달라진다.
발행 규모도 변수다. 김 연구원은 “시장에선 7억 달러 수준이 거론되는데, 이를 조달하기 위해 각종 제반 비용까지 치르면서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유인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7억 달러는 이날 제시된 환율 달러당 1,377원을 적용하면 약 9,640억원이다.
글로벌 빅테크가 비달러 채권시장을 활용한 사례는 있다. 아마존은 올해 3월 145억 유로, 6월 140억 캐나다 달러 규모 채권을 발행했다. 현지 투자자 수요가 조달금리를 낮출 만큼 뒷받침될 때 비달러 시장 활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올해 알파벳과 아마존이 캐나다와 스위스 등에서 조달한 금액이 각각 수십억 달러에 달했다는 점도 비교 대상으로 제시됐다. 이런 사례는 비달러 조달이 불가능해서가 아니라 시장 규모와 투자자 수요, 환헤지 비용이 함께 맞아야 작동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 시장에서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이후 외국인 원화채 수요와 스와프 여건이 달라질지가 관건이다. WGBI 편입으로 국채 투자 수요가 늘면 원화채 시장 전반의 유동성과 환헤지 여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그 효과가 개별 해외 기업 회사채 발행 비용을 곧바로 낮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김 연구원은 “WGBI 편입 완료 이후 외국인 원화채권 수요와 스왑 여건이 추가로 개선되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변화가 조달 비용 하락으로 이어질 경우 원화시장이 글로벌 기업의 보조 조달시장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현재 확인된 단계는 메타의 사전 신용평가 타진과 증권가의 비용 분석이다. 실제 발행 여부와 조건은 신용평가, 투자자 수요, 환헤지 비용, 국내 공시 절차를 거쳐 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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