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원유 매장량 650억 배럴 이상에 대한 미국 측 통제권 확보를 주장하며 이를 휘발유 가격 인하와 연결했다. 다만 계약 구조와 생산 회복 속도가 드러나지 않아 단기 가격 효과는 제한적으로 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시간 29일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미국이 민간 사업자와의 협력을 통해 베네수엘라 확인 매장량 650억 배럴 이상에 대한 ‘다수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대상 유전, 참여 기업, 미국 정부의 권리 행사 방식 등 세부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 측 설명은 생산 확대에 맞춰져 있다. 델시 로드리게스(Delcy Rodríguez)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이 협정이 25년간 유효하며 17개 전략 유전을 개발해 하루 150만 배럴 이상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로드리게스는 협정이 베네수엘라 경제 회복과 세수 확대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베네수엘라 외교부는 이번 합의와 관련해 1000억 달러(약 137조7000억원) 이상의 직접 투자와 2090억 달러(약 287조8000억원) 이상의 세수 유입 전망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사안은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25년 에너지 협력 구상, 17개 전략 유전 개발 목표, 하루 150만 배럴 생산 목표를 다룬 본지 기존 보도 흐름과 맞닿아 있다. 본지는 앞서 베네수엘라의 확인 매장량과 미국 석유사의 투자 재개 움직임을 전했다.
미국의 조치는 제재 체계를 완전히 푸는 방식이라기보다 제한적 거래 통로를 유지하는 흐름 위에 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한국시간 28일 베네수엘라 관련 일반허가 46D, 47B, 48C, 50C, 51C, 52B, 54B, 61A를 갱신했다.
해당 허가에는 베네수엘라산 원유·석유화학 제품 관련 일부 활동, 미국산 희석제 판매, 특정 석유·가스 부문 거래가 포함됐다. 일반허가는 제재 대상 국가와의 거래를 전면 허용하는 장치가 아니라,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활동만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제도다.
한국 독자에게 핵심은 매장량 자체보다 가격 전이 시점이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8월 31일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0807달러로 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원유 접근권을 휘발유 가격 안정 수단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매장량이 크다고 해서 생산량과 정제 공급이 곧바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베네수엘라가 2023년 약 3030억 배럴의 확인 매장량을 보유했지만 전 세계 원유 생산의 0.8%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EIA는 제재, 투자 부족, 유지보수 부재, 인프라 악화를 생산 제약 요인으로 들었다.
베네수엘라 원유는 상당 부분 중질유라는 점도 변수다. 중질유는 생산과 수송, 정제 과정에서 별도 설비와 희석제가 필요해 기존 경질유보다 공급망 복구에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은 항만 병목과 품질 문제로 제약을 받을 수 있다. 생산량이 늘더라도 항만, 전력, 정제 설비가 따라오지 못하면 실제 수출 확대는 늦어질 수 있다.
법적 쟁점도 남아 있다. 로이터는 에너지 전문가와 법률가들이 계약의 법적·재정적 구조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 유전 운영권이나 장기 접근권을 어떤 방식으로 행사할 수 있는지도 핵심 쟁점이다. 국가 간 합의, 민간 사업자 참여, 제재 예외 조치가 함께 얽혀 있어 권리 구조가 공개돼야 시장 영향도 가늠할 수 있다.
이번 사안은 크립토 직접 이슈는 아니지만 유가와 물가, 달러 유동성 기대를 통해 위험자산 투자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거시 변수다. 현재 공개된 내용만으로는 휘발유 가격 하락이나 원유 공급 확대를 확정해 말하기 어렵다.
시장 영향은 계약 문서, 참여 기업, 대상 유전, 설비 투자 방식이 공개된 뒤 판단할 수 있다. 베네수엘라 측은 25년 협정과 하루 150만 배럴 목표를 제시했고, 미국 측은 650억 배럴 이상에 대한 다수 통제권 확보를 주장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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