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4.48%, 기준금리 인상 시차 반영

| 김하린 기자

기준금리가 두 달 새 0.50%p 올랐지만 대출금리는 상품별로 다른 속도로 움직였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은 코픽스(COFIX), 고정·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은 금융채 등 서로 다른 준거금리를 따라 기준금리 인상분이 곧바로 같은 폭으로 반영되지 않는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7월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렸고, 8월27일에는 2.75%에서 3.00%로 다시 0.25%p 인상했다. 한국은행은 8월 통화정책방향에서 물가 오름세 확산 방지와 금융안정 리스크 대응 필요성을 인상 배경으로 제시했다.

7월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는 이미 상승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연 4.64%로 전월보다 0.14%p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48%로 0.12%p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안에서도 금리 유형별 차이가 컸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은 연 4.76%로 전월보다 0.23%p 올랐고, 변동형은 연 4.35%로 0.08%p 상승했다. 본지는 앞서 당시 전체 대출금리는 소폭 하락했지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차이는 준거금리에서 나온다. 기준금리는 금융시장의 기준점이지만 개별 대출금리에 그대로 붙는 금리는 아니다. 은행 조달 비용, 단기·장기 시장금리, 상품별 가산금리와 우대금리 구조를 거쳐 최종 대출금리가 정해진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은 은행연합회가 공시하는 코픽스를 주로 반영한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정기예금, 정기적금, 금융채 등 자금조달 비용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지수다. 7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연 3.18%로 6월 3.05%보다 0.13%p 올랐다.

코픽스가 올라도 기존 차주의 금리가 같은 날 바뀌지는 않는다. 변동금리 대출은 약정상 재산정 주기가 돌아올 때 새 코픽스를 적용한다. 6개월 변동형 대출을 받은 차주는 다음 재산정일까지 기존 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같은 변동형 대출이라도 차주별 체감 시점이 갈린다. 신규 대출에는 바뀐 코픽스가 비교적 빠르게 반영되지만, 기존 대출은 재산정일에 따라 이자 부담 변화가 순차적으로 나타나는 구조다.

고정형과 혼합형은 금융채와 같은 시장금리를 주로 따른다. 시장금리는 기준금리 결정 이전에도 향후 통화정책 기대를 먼저 반영할 수 있다. 기준금리 발표 뒤 움직이는 금리도 있지만, 발표 전에 이미 일부가 가격에 들어가는 금리도 있다.

신규 차주의 선택도 금리 흐름을 갈랐다. 한국은행 통계에서 7월 주택담보대출 중 고정형 금리 비중은 31.9%로 전월보다 5.8%p 낮아졌다. 김성준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가 더 높아서 소비자들이 당장 낮은 금리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고정형 금리는 변동형보다 0.41%p 높았다. 차주 입장에서는 당장의 월 상환 부담이 낮은 변동형을 선택할 유인이 커진 셈이다. 다만 변동형은 향후 코픽스와 재산정 주기에 따라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

추가 인상 가능성도 남아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8월27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6개월 기준금리 전망을 담은 금통위원 점도표의 중간값이 연 3.25%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기준금리보다 0.25%p 높은 수준이다.

점도표는 확정된 정책 경로가 아니라 금통위원들의 조건부 전망이다. 본지는 앞서 기준금리 3.00% 결정 이후 채권시장의 시선이 점도표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경제전망과 금융안정 상황이 달라지면 금통위원들의 판단도 바뀔 수 있다.

대출금리가 가상자산 시장에 미칠 영향은 단정하기 어렵다. 국내 기준금리 경로는 원화 자금시장과 투자심리를 통해 가상자산 시장에도 간접 변수로 거론돼 왔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같은 위험자산도 금리 기대 변화의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국내 대출금리 변화만으로 가격 방향을 판단할 수는 없다.

은행권 대출금리는 앞으로도 기준금리, 코픽스, 금융채 금리, 차주별 재산정 주기에 따라 다르게 반영된다. 은행연합회는 8월 기준 코픽스를 9월15일 공시할 예정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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