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30만배럴 낮춘 IEA, 중동 공급 정상화 가능성은 2027년

| 최윤서 기자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26년 세계 원유 공급 전망을 하루 평균 1억70만 배럴로 낮췄다. 중동 산유국의 공급 정상화 시점은 2027년으로 제시됐다. 원유 재고 감소와 물가 기대 상승이 이어지면서 인플레이션과 금리 경로가 비트코인(BTC)의 금융 여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IEA는 11일 발표한 ‘석유시장보고서 2026년 9월호’에서 올해 세계 원유 공급량 전망을 지난달보다 하루 130만 배럴 낮췄다. 걸프 지역 공급이 완전히 회복되는 시점도 2027년으로 늦춰질 것으로 봤다.

수요 감소폭은 더 커졌다. IEA는 2026년 세계 원유 수요가 전년보다 하루 250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전망보다 감소폭이 하루 94만 배럴 확대됐다.

수요 둔화는 원유 가격 상승 압력을 낮출 수 있지만 공급 여건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실제 관측 재고는 8월 한 달 동안 9500만 배럴 감소했다. 수요가 줄어도 공급 차질이 이어지면 시장의 물리적 여건이 빡빡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공급 회복 속도도 지역별로 달랐다.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물량과 군사 호송 선박이 원유 수출 손실을 일부 줄였지만, 걸프 지역의 정제유와 액화석유가스 수출량은 2월보다 약 60%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앞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동 해상 운송 차질이 원유 공급과 운송 비용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이번 보고서에서도 공급량뿐 아니라 수송 경로와 지역별 수출 회복 속도가 시장 변수로 제시됐다.

원유 시장 불안이 비트코인에 직접적인 공급 충격을 주는 것은 아니다. 연결고리는 인플레이션과 금리다.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오래 유지되면 물가 기대가 높아지고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나 금융 여건 완화가 늦어질 수 있다.

차입 비용이 커지면 비트코인을 포함한 위험자산의 자금 조달 여건도 악화될 수 있다. 다만 IEA 보고서는 비트코인 차입 비용의 실제 변화를 측정하지 않으며, 원유 가격과 BTC 사이에 일관된 방향의 단일 관계가 확인된 것도 아니다.

미시간대 소비자조사 예비 결과에서는 물가 기대가 상승했다. 9월 1년 후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4.6%로 8월의 4.0%에서 올랐고, 장기 기대치는 3.3%에서 3.4%로 상승했다.

미시간대는 연료 가격 재상승과 무역 긴장이 가계의 향후 지출 부담 우려를 키웠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가격과 물가 기대가 함께 움직일 경우 금융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의 정책 경로에 대한 경계가 커질 수 있다.

다만 에너지 가격 상승이 광범위한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J. Waller)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는 3일 연설에서 "높은 에너지 가격이 여러 상품과 서비스 가격으로 확산되는 현상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월러 이사는 동시에 에너지 가격 재상승과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을 물가의 상방 위험으로 지목했다. 에너지 가격 자체와 물가 전이 여부를 구분해 살펴봐야 한다는 취지다.

최근 시장에서는 원유 가격과 국채 금리 상승이 위험자산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원유 수요 감소만으로 금융 여건 완화를 판단하기는 어렵고, BTC가 원유 가격과 일관되게 동행하거나 역행한다고 볼 근거도 확인되지 않았다.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유 공급 회복 속도와 미국 물가 기대,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경로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원유 가격이 비트코인 가격을 직접 결정하는 구조는 아니지만, 에너지 비용과 금리 기대를 거쳐 위험자산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IEA는 중동 산유국의 공급이 2027년에 완전히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는 확정된 결과가 아닌 전망치다. 실제 공급 회복과 인플레이션 기대 안정 여부가 확인되기 전까지 비트코인의 금융 여건 부담은 남아 있을 수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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