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X Research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소매 투자자들이 이더리움(ETH), 서클(Circle), 비트마인(Bitmine) 등 미국 상장 암호화폐 관련 주식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고 있으며, 이러한 급격한 자금 이동이 미국과 한국 양국의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움직임과 맞물리며 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인구의 약 20%가 현재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으며, 특히 20~50대 연령대에서는 소유율이 25~27%까지 상승한다. 한국은 미국 주식시장 내 최대 외국인 투자자이자, 전략주와 레버리지 ETF, 이더리움 연계 기업에 집중적인 관심을 보이며 비트코인(BTC), 이더리움 등 주요 디지털 자산에 강한 수요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투자는 테슬라·엔비디아를 능가하는 자금 유입을 초래할 정도로 전례 없는 모멘텀을 형성하고 있다.
10X Research는 2025년 들어 비트코인 ETF에 220억 달러, 미국 상장 암호화폐 주식에 약 120억 달러가 한국에서 유입됐다는 데이터를 보고서에 기반해 공개했다. 특히 서클 상장 이후 단 25%의 유동주식만으로도 10억~20억 달러대 매수가 주가를 IPO 가격 대비 10배까지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포함됐다. 그러나 최근 모멘텀이 약화되는 가운데 가격은 50% 이상 급락했고, 카카오페이 역시 유사한 경향을 보이며 한국인의 고모멘텀 기반 투자의 취약성을 드러냈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적인 자금 급등보다는 특정 테마의 교차점에서 구조적 내러티브로 발전하고 있다. 10X Research는 서클과 비트마인이 명백히 스테이블코인 규제 강화, 이더리움 채택 확대, 한국 소매 수요라는 세 축의 접점에 놓여 있으며, 이는 올해 암호화폐 주식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성장 동력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비트마인의 이더리움 기반 재무전략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니어스법(GENIUS Act) 서명 직후 주목받기 시작했고, 이를 바탕으로 한 사모배정이 7월 초 마감되자마자 이더리움 랠리가 되살아났다.
이 밖에도 비트코인 대비 이더리움 및 알트코인 중심의 투자가 두드러진 양상이다. 8월 한 달간 비트마인은 4억 2,600만 달러, 2배 레버리지 이더리움 ETF는 2억 8,200만 달러, 샤프링크는 1억 2,700만 달러를 유치하며 비트코인과 기존 암호화폐 엔트리보다 우위에 섰다. 10X Research는 이를 고위험·고수익을 선호하는 한국 투자자들의 특성과 결합된 고조된 모멘텀의 결과로 해석했다.
그러나 리스크도 명확히 존재한다. 한국의 투자 흐름은 자산 가격이 상승할 때 과도하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으며, 최근의 서클이나 카카오페이와 같이 모멘텀이 꺾일 경우 빠르게 하락세로 전환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펀딩 레이트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가운데, 한국 소매 투자자의 거래가 부진해질 경우 비트코인 중심의 상승 압력도 자연스럽게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 펀딩 레이트가 12.6%까지 도달한 지금 상황에서, 과거 기준치인 5% 수준으로 수렴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비트코인 도미넌스와 한국 거래량의 연계성은 알트코인 시즌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도구로도 활용된다. 2024년 이더리움과 알트코인이 강세를 보였던 시기에는 한국의 하루 암호화폐 거래량이 250억 달러로, 자국 증시의 전체 거래대금을 상회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는 일부 알트코인만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고립된 아웃퍼폼' 상황으로, 시장 전반의 확산 가능성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이번 리서치는 한국 투자자들의 공격적이고 고집중적인 투자 성향이 글로벌 암호화폐 및 관련 주식 시장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10X Research는 "한국의 암호화폐 주식 매수는 글로벌 자본 흐름을 재편할 정도로 역할이 크며, 특히 이더리움 채택 확대와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맞물리며 그 심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지속적으로 변동성 높은 모멘텀 매수 행태는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품고 있으며, 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는 국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