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포스트 인터뷰] "크립토는 아직 작다, RWA가 진짜 판을 바꾼다" — Plume Network 창업자 크리스 인

| 권성민

RWA(실물자산 토큰화) 시장이 지난 1년간 3배 이상 성장하며 180억 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나 전체 전통 금융시장의 수백조 달러 규모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이 거대한 간극을 메우겠다고 나선 프로젝트가 있다. RWA 특화 L1 블록체인 Plume Network다. 아폴로 글로벌, 갤럭시 디지털, 브레반 하워드 등 글로벌 탑티어 투자자들로부터 약 3,000만 달러를 유치하고, 최근 미국 SEC로부터 등록 이전대리인(Transfer Agent) 승인까지 획득한 Plume의 공동 창업자 크리스 인(Chris Yin)를 한국에서 만났다.

금융 소프트웨어에서 크립토로: "스마트한 창업자들이 전부 크립토로 갔다"

크리스의 커리어는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창업가의 궤적을 따른다. 캘리포니아에서 학교를 다니며 첫 회사를 설립했고, 은행과 대형 기업의 재무 관리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창업 1년 반 만에 인수됐고, 이후 해당 회사에서 프로덕트 매니지먼트를 이끌며 50명에서 2,000명 규모로의 성장과 IPO를 경험했다.

이후 초기 단계 투자에 뛰어들어 1억 5,000만 달러 이상을 집행했지만, 주변의 '똑똑한 창업자들'이 하나둘 크립토로 향하는 것을 목격했다. "저는 스스로 특별히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저보다 똑똑한 사람들을 따라갈 줄은 알죠." 그의 자기 인식은 명확했다. 결국 코인베이스와 바이낸스 출신의 공동 창업자 테디(Teddy)와 의기투합해 2년여 전 Plume을 설립했다.

출발점은 단순한 의문이었다. "RWA에 대한 관심은 넘쳤지만, 실제로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토큰화를 추진하는 전통 금융 쪽은 크립토 시장을 몰랐고, 크립토 진영은 전통 금융의 논리를 이해하지 못했다. 양쪽을 모두 아우르는 누군가가 필요했다.

RWAFi란 무엇인가: "자산이 소프트웨어가 되는 것"

크리스는 RWAFi(Real World Asset Finance)를 "TradFi와 DeFi의 장점을 결합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온체인의 핵심 가치인 구성 가능성(composability), 즉시 유동성, 무허가 접근성이 현재는 크립토 네이티브 자산에만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의 출발점이다.

"미국에 살다가 다른 나라에서 자산에 접근하려면 엄청나게 어렵습니다. 금이든, 주식이든, 머니마켓 펀드든, 부동산이든 — 버튼 하나로 접근할 수 있는 세상이 지금은 불가능합니다."

크리스가 강조한 핵심은 자산의 소프트웨어화다. 은행이나 낡은 기관을 통해야만 했던 자산이 온체인에 올라오면, 누구나 그 위에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다. 대출, 차입, 파생상품 — 현실 세계에서 하던 모든 것이 가능해진다. "요즘 사람들은 포켓몬 카드, 스니커즈, 와인으로 부를 축적합니다.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진 시대에 온체인이 이 모든 접근을 한 번의 클릭으로 가능하게 합니다."

Plume이 다른 점: 철학부터 기술까지 '4가지 차별화'

대형 기관과 퍼블릭 블록체인들이 앞다퉈 RWA에 뛰어드는 상황에서 Plume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크리스는 네 가지 레벨의 차이를 제시했다.

첫째, 철학적 차이. "우리는 유저가 가장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자산의 공급은 많지만 수요는 아직 초기입니다. 자산을 유저에게 가져다주는 것이 우리의 출발점입니다."

둘째, 회사 구조의 차이. Plume은 RWA에만 올인한다. 범용 체인이나 DEX, 일반 DeFi가 아니다. 기관과 일하려면 양복을 입고 미팅에 나가야 하는데, 크립토 쪽 사람들이 싫어하는 일이다. 이 카테고리에 집중했기 때문에 훨씬 잘할 수 있다.

셋째, 생태계 구조의 차이. 200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Plume 위에서 신용평가, 리스크 관리, 보험 등을 구축하고 있다. 자산 발행자에게 세일즈하는 팀, 유저를 찾는 팀, 이를 연결하는 소프트웨어 팀이 별도로 존재한다.

넷째, 기술적 차이. Plume은 시퀀서 레벨에서 AML(자금세탁방지)을 내장했다. 기관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다. "온체인에 가고 싶지만 너무 무섭다." 자산이 잘못된 곳에 갈 수도 있고, 테러리스트나 자금세탁범과 같은 풀에 자산이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기분 나쁜 문제가 아니라 불법이며 막대한 벌금이 따른다.

그 결과는 속도로 나타난다. "기존에 2년 걸리던 자산 토큰화 배포를 우리는 2개월 만에 해냈습니다."

메인넷 이후: "RWA 투자자의 50% 이상이 Plume에"

Tiger Research가 지난 9월 보고한 바에 따르면, Plume은 크립토 RWA 투자자의 50% 이상을 확보했다. 크리스는 이 성장의 비결을 다시 '유저 중심 철학'으로 돌렸다.

"RWA 업계의 거의 모든 기업이 자산에 집중합니다. 온체인에 올리면 알아서 유동성이 생기고, 알아서 뭔가 만들어질 거라고 생각하죠. 허튼소리입니다."

Plume의 프로토콜 Nest에서는 스테이블코인으로 아폴로 글로벌의 펀드에 원클릭 투자가 가능하다. 이런 경험이 가능한 곳은 현재 Plume밖에 없다고 크리스는 말한다. 원클릭으로 보이는 뒤에는 법률, 구조, 기술, 소프트웨어, 유동성 풀 등 엄청난 작업이 숨어 있다.

비트코인 홀더의 딜레마, BTCFi가 답이다

Plume이 BTCFi(비트코인 기반 금융)에 주목하는 이유도 명확하다. 크립토 시장의 RWA 수요 중 99%가 크립토 네이티브 유저이고, 그중 약 60%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비트코인을 무시하면 크립토 최대 자산을 무시하는 셈이다.

"비트코인을 많이 보유하면 부유하다고 느끼기 쉽지만, 실제 유동성은 제한적입니다." 최근 가격 급등으로 수억, 수십억 달러어치 비트코인을 보유한 이들이 많아졌다. 이들은 비트코인을 계속 들고 가고 싶지만, 일부를 활용해 분산투자하고 싶어 한다. 문제는 기존 BTCFi 프로토콜들이 토큰으로 수익률을 제공했다는 점이다. "오늘의 20%가 내일의 20%가 아닙니다."

크리스의 해법은 RWA를 통한 '실질 수익률'이다. "20%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실질적인 수익이라면 1~3%로도 충분합니다. 현실 세계에서도 5% 국채 수익률이 대단한 것 아닙니까." 비트코인 홀더의 매수 후 보유 성향은 RWA의 안전 수익률·장기 성장 스토리와 본질적으로 궁합이 맞는다.

SEC 승인의 이면: "규제 전략이 최우선 과제가 됐다"

Plume은 최근 미국 SEC로부터 등록 이전대리인 승인을 받았다. 크리스는 솔직하게 인정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는 규제 전략이 따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의 최우선 목표가 됐죠."

변화의 핵심은 블랙록 같은 초대형 자산운용사들이 토큰화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시작됐다. 미국 정부는 토큰화를 수용하면 자국 자산에 대한 글로벌 접근이 열리고, 이는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이해했다.

Plume의 전 SEC·CFTC 출신 법률고문 살만(Salman)이 이 과정을 이끌었다. 크립토 태스크포스, 재무부 등과 수차례 미팅을 거쳤고, 백악관 디지털 자산 보고서에도 이름을 올렸다. 크리스가 강조한 접근법은 '존중과 협업'이었다. "규제기관에 가서 '이게 우리 방식이니 맞춰라'라고 하면 안 됩니다. 수억 명의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그들의 역할을 존중해야 합니다."

규제와 탈중앙화, 양립은 가능한가

규제가 리테일 접근을 제한하거나 블록체인의 핵심 가치(수익률, 속도, 개방성)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크리스는 KYC를 예로 들었다.

"KYC가 바보 같다고 없애자는 게 아닙니다. KYC가 실제로 달성하려는 목표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최신 기술로 그 정보를 자동으로 제공하면서 유저 경험은 유지하는 겁니다." AI와 소프트웨어의 발전으로 규정 준수와 사용 편의를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판단이다. "사람들이 규정 준수를 싫어하는 게 아닙니다. 그 과정이 성가시고 어려운 게 싫은 겁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규정이 자신을 안전하게 해준다고 느낍니다."

RWA 시장 전망: "올해 500억~1,000억 달러도 가능"

지난 1년간 온체인 RWA 총 가치는 약 55억 달러에서 180억 달러로 3배 이상 성장했다. 사모 신용(Private Credit) 분야는 1억 달러에서 20~30억 달러로 30배 성장했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 2,000억 달러 이상과 비교하면 여전히 작다.

크리스는 올해를 또 한 번의 '브레이크아웃 연도'로 본다. "올해 500억1,000억 달러는 비현실적이지 않습니다. 35배 성장은 충분히 가능하고, 상황이 맞으면 10배도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블랙록 하나만 해도 12조 달러로 전체 크립토 시장의 4배다. 이런 기관 하나가 온체인에 진입할 때마다 유입되는 가치는 현재 시장 전체를 압도한다.

다만 '대중 채택(Mass Adoption)'은 아직 2~3년 더 필요하다고 봤다. 규제의 논의, 법률 통과, 시행, 그리고 첫 버전의 수정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2030년 이전에 엄청난 대중 채택을 보게 될 겁니다. 하지만 로그 스케일로 보면, 지금 이 구간도 이미 거대합니다."

국채 이후의 세계: "수익률과 알파, 두 가지 축이 성장을 이끈다"

현재 RWA 시장의 약 70%가 국채(T-bills)에 집중돼 있다. 크리스는 이 구조가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크립토 유저는 기본적으로 수익률과 알파를 추구한다. 토큰이 90% 하락하는 현실에서, 금·국채·주식 같은 전통 자산이 새로운 알파의 원천이 되고 있다. 동시에, 이미 큰 수익을 낸 유저들은 고위험 대신 저위험·안정성을 원하기 시작했다. 이 두 흐름이 T-bill의 폭발적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35%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하는 인간의 본성이 다음 단계를 열고 있다. 사모 신용이 지난해 30배 성장한 이유도 810%의 더 높은 수익률 때문이다. 기관 펀드 역시 17배 성장했다. 알파를 추구하는 축에서는 주식 영구선물(Perps)과 금 같은 깊은 유동성의 자산이 주목받고 있다. "지금은 로보틱스, AI 기업, 원자재 쪽에 미친 모멘텀이 있습니다."

RWA 진화의 다음 단계: 인프라가 열쇠다

크리스는 RWA 시장의 다음 단계를 위해 필요한 것들을 솔직하게 나열했다.

신용평가 체계의 부재. 전통 금융에는 S&P, 무디스 같은 신용평가사가 있다. 온체인에는 아직 이에 준하는 품질이 없다. "현실 세계에서 AAA 등급 채권을 보면 대체로 신뢰할 수 있습니다. 크립토에서는 그게 안 됩니다."

프라이버시. 전체 생활이 온체인으로 이동한다면, 모든 사람이 나의 모든 것을 아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실시간 프라이싱. 크립토가 24시간 작동하는 이유는 가격이 실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 세계의 많은 자산은 분기에 한 번만 가치가 평가된다. "오늘 100달러라고 적혀 있지만, 지금 평가하면 40달러일 수 있습니다. 다음 분기까지 모를 뿐이죠."

표준화. 온체인 금만 해도 금의 품질, 보관 방식, 추적 시스템, 리스크 수준이 제각각이다. "이건 '이 쪽이 좋다'가 아니라, 모든 것이 동일한 기준이어야 합니다."

규제가 이 모든 것을 표준화하고, 승자가 부상하며, 유저가 의식하지 않아도 안전한 인프라 스택이 완성되는 것 — 크리스가 그리는 RWA의 최종 상태는 오늘날 사람들이 DTCC나 청산기관을 모르면서도 로빈후드에서 안심하고 주식을 사는 것과 같은 모습이다.

한국 전략: 자산운용사, 대기업, 그리고 K-컬처

Plume의 한국 전략은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 한국 자산운용사와의 협업. 미래에셋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과 협력하여 보유 자산을 온체인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둘째, 대기업 및 핀테크와의 파트너십. 롯데가 토큰화 분야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고, 한화 등도 탐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과의 협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셋째, K-컬처의 토큰화. 크리스는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이 "비교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글로벌을 지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TV, 음악, 디지털 콘텐츠 전반에서 수요가 넘치며, 이를 토큰화할 수 있는 기회가 크다고 봤다.

한국 커뮤니티에게 보내는 메시지

"한국 시장은 크립토에서 항상 가장 강력한 시장 중 하나였습니다. 시장은 오르고 내리지만, 한국의 강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크리스는 한국이 RWA 분야에서 글로벌 넘버원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 근거는 세 가지다. 규제 당국의 개방적 자세, 기업들의 적극적 참여, 그리고 무엇보다 세계에서 가장 적극적인 크립토 유저 기반이다.

"역사상 모든 새로운 기술은 최종 사용자가 방향을 결정했습니다. 제품을 쓰고, 실험하고, 솔직하게 피드백하는 사람들이 시장을 만듭니다. 한국 유저들이야말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커뮤니티입니다.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가려내면서 시장을 만들어 주세요. 한국의 목소리가 RWA 카테고리 전체를 이끌 수 있습니다."

면책고지: 본 기사는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자산이나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