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작동하는 규제 설계가 핵심"...차단이 아닌 안전장치를 통한 신뢰 환경 만들어야

| 하이레 기자

"차단이 아니라 안전장치를 통한 신뢰 환경을 만들고 시장이 작동하게 해야 한다. 통화주권과 금융안정 우려를 해소하면서 자금 흐름을 제도권 내부로 유도하는 설계가 필요하다"

12일 오전 9시30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2026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동향과 한국 디지털 경제의 기회' 세미나에서 김태림 법무법인 액시스 대표변호사가 '글로벌 규범사례와 한국의 기회'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태림 법무법인 액시스 대표변호사는 동일한 우려에서 출발하고 있는 만큼 함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 이유는 결국 통화 단일성, 통화주권, 금융안정에 대한 불안과 고민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하지만 이러한 고민이 존재한다고 해서 입법을 지연하거나 현상을 유지하는 것이 답인지도 고민해야 한다며 "시장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타이거리서치와 코인게코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약 160조원이 해외 거래소로 이동했고, 국내 거래소 잔고는 55% 감소했으며, 역외 원화 스테이블코인 KRWQ 등이 이더리움 기반으로 유통되는 등 이미 역외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하고 있는 상황을 언급했다.

또한 지난 7일 외국환거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가상자산 이전 업무가 제도권에 편입된 점도 언급했다.

김 대표변호사는 국경 간 가상자산 이동이 국가 모니터링 체계 아래 들어온 만큼, 후속 입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이 닫혀 있어도 멈추지 않고 열려 있는 역외로 흘러간다"며 정책 결정자들이 통화 질서를 유지하면서 자금이 국내 제도 안에 머물 수 있도록 하는 설계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차단이 아니라 안전장치를 통한 신뢰 환경을 만들고 시장이 작동하게 해야 한다"며 미국·일본·홍콩 등이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역시 시장을 억누르는 방식이 아니라 작동시키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규제 강도에 대해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EU의 MiCA와 영국 사례를 비교하며, EU는 거래량과 보유량 제한, 까다로운 적격 요건 등 가장 엄격한 규제 패키지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테더(USDT)는 EU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됐고 서클은 자회사 구조를 통해 우회하면서 규제 차익이 발생시켰다며 "엄격함이 반드시 시장 보호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평했다.

그는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영역에 한정해 강한 안전장치를 두고, 위험 수준에 비례한 균형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핵심은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 설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구체적으로는 첫째,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둘째, 자금 흐름을 내부로 유도할 수 있는 통로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미국 지니어스법 등 해외 발행사가 받는 규제와 한국 수준이 동등한 경우에만 국내 유통을 허용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예금토큰과 CBDC 간 상호호환성과 결제 완결성 등을 법률 수준에서 정비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러한 설계를 통해 통화주권의 실질적 회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KRWQ와 같은 역외 스테이블코인까지 국내 규제 틀 안에서 해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가 이미 구축된 상황에서 한국이 아시아 금융 허브의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글로벌 룰메이커로서의 협상력을 확보해 규제 동등성을 명문화하고, 국제 상호인정 협상에서 한국의 우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래 금융 인프라 선점과 AI 에이전트 기반 국가 시스템 설계까지 연결되는 문제인 만큼 활발한 토론과 정책 제언을 통해 방향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세미나는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태스크포스(TF) 이강일·민병덕 의원과 "상생과 통일포럼"이 주최하고 디지털융합산업협회(DCIA)·한국웹3블록체인협회(KWBA)·디지털통화거버넌스그룹(DCGG)이 공동 주관했다. 디지털자산 거래소 빗썸·코인원·코빗도 행사 후원에 참여하며 정책 논의에 힘을 보탰다.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글로벌 규제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한국이 제도 정비와 산업 육성을 어떻게 병행할 것인지 정책·산업·시장 관점에서 함께 점검하는 자리로, 발행사·거래소·커스터디·금융권·정책 관계자가 동시에 참여하는 만큼 국내 디지털자산 기본법과 스테이블코인 규율 체계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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