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다단계 2.0] ⑤ 해외 거래소가 미끼가 됐다

| 탐사보도팀

토큰포스트는 AI 자동매매·노드 판매·DAO·해외 거래소 레퍼럴 등으로 포장돼 국내 투자자를 유인하는 신종 코인 다단계형 판매 구조를 연속 추적한다. 본 연재의 관련 기사와 제보 안내는 토큰포스트 코인 다단계 토픽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편집자주]

“전용 링크로 가입하면 수수료를 돌려드립니다.”

최근 국내 가상자산 투자방에서 자주 보이는 문구다. 과거 코인 다단계형 영업이 상장 예정 코인과 고수익 배당을 앞세웠다면, 최근에는 해외 거래소 가입 링크, 수수료 페이백, 선물거래 리베이트, 예치상품, 런치패드 참여권이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미끼로 쓰이고 있다.

겉으로는 거래소 마케팅이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카카오톡방과 텔레그램방, 블로그, 유튜브, 오프라인 설명회를 통해 투자자를 모으고, 특정 거래소 가입과 KYC, USDT 구매, 선물거래, 예치상품 가입까지 안내하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추천코드와 하위 회원 보상이 붙으면 단순 광고가 아니라 국내 영업망에 가까워진다.

토큰포스트가 확보한 제보 자료에는 복수의 해외 거래소와 플랫폼명이 등장한다. 다만 본지는 이번 기사에서도 개별 명칭을 공개하지 않는다. 일부 명칭은 오기, 사칭, 비공식 랜딩페이지, 국내 모집책이 만든 복제 홍보물일 가능성이 있어 공식 거래소와 국내 영업망의 행위를 구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보도의 초점은 특정 거래소명이 아니라 거래소 레퍼럴형 판매 구조다.

거래소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거래소를 파는 방식이 문제다

해외 거래소가 레퍼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곧바로 불법이라는 뜻은 아니다. 거래소가 신규 이용자 유치를 위해 수수료 할인, 가입 보너스, 추천인 보상을 제공하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흔한 마케팅 방식이다.

문제는 이 구조가 국내에서 변질되는 지점이다. 국내 모집책은 거래소를 투자 플랫폼처럼 소개한다. “가입만 하면 혜택이 있다”, “거래하면 수수료를 돌려받는다”, “예치하면 고정 수익이 가능하다”, “하위 회원을 데려오면 추가 보상이 붙는다”는 식이다. 투자자는 거래소에 가입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특정 영업망의 하위 회원으로 편입될 수 있다.

거래소는 미끼가 된다. 본체는 가입자와 거래량이다.

이 구조에서 모집책의 수익은 투자자의 수익과 다를 수 있다. 투자자는 돈을 벌어야 이익을 얻지만, 모집책은 투자자가 거래를 많이 하기만 해도 수수료 리베이트를 받을 수 있다. 투자자가 손실을 보더라도 거래가 발생하면 누군가는 수수료를 가져간다. 판돈은 투자자가 내고, 계산서는 거래소와 레퍼럴 조직이 나눠 갖는 구조다.

오픈채팅방에서 거래소까지 이어지는 통로

제보 자료에서 확인되는 거래소 레퍼럴형 영업은 대체로 같은 순서로 움직인다.

처음에는 투자방이 열린다. 운영자는 시장 전망, 급등 종목, AI 시그널, 선물 포지션, 런치패드 정보를 공유한다. 이후 특정 해외 거래소 가입 링크를 제공한다. 가입 과정, KYC 인증, 지갑 생성, USDT 입금, 선물거래 설정, 예치상품 가입 방법까지 단계별로 안내한다. 일부 경우 원화로 USDT를 구매하는 방법이나 대리구매 창구도 함께 제시된다.

이때 투자자는 거래소 이용자가 되지만, 동시에 추천코드 아래에 묶인 하위 회원이 된다. 거래량이 발생하면 상위 추천자에게 수수료 일부가 돌아간다. 하위 회원이 또 다른 회원을 데려오면 보상 구조는 더 깊어진다. 단순한 거래소 가입이 아니라 판매망의 입구가 되는 것이다.

특히 “수수료 페이백”이라는 표현은 투자자에게 혜택처럼 들린다. 하지만 페이백의 원천은 결국 거래수수료다. 수수료가 발생하려면 거래가 필요하다. 거래가 많아질수록 리베이트도 커진다. 결국 운영자는 투자자의 장기 수익보다 잦은 거래를 유도할 유인이 생긴다.

투자자에게는 “혜택”이고, 모집책에게는 “매출”이다. 같은 단어를 서로 다르게 듣는 순간 위험은 시작된다.

선물거래와 레버리지가 붙으면 위험은 커진다

거래소 레퍼럴형 영업은 선물거래와 결합될 때 더 위험하다. 현물거래는 가격이 하락해도 자산이 남지만, 고레버리지 선물거래는 청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손실 속도가 다르다. 그럼에도 일부 투자방에서는 “소액으로 크게 벌 수 있다”, “AI 시그널대로 따라오면 된다”, “수수료 페이백이 있어 부담이 작다”는 식으로 진입 장벽을 낮춘다.

문제는 거래소 레퍼럴 수익이 거래량과 연결된다는 점이다. 투자자가 더 자주, 더 크게, 더 높은 레버리지로 거래할수록 수수료는 늘어난다. 투자자는 손실 가능성을 떠안고, 운영자는 거래량에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 이해상충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투자자는 구조를 제대로 알 수 없다.

여기에 카피트레이딩, 자동매매, AI 시그널까지 붙으면 책임은 더 흐려진다. 손실이 나면 “시장 상황”, “시그널 오류”, “개인 설정 문제”, “거래소 이슈”로 넘어간다. 그러나 수수료는 이미 발생했다. 책임은 증발하고, 수수료만 남는다. 아주 신기한 마술이다. 물론 관객만 돈을 잃는다.

단순 광고와 중개·알선의 경계

법적 쟁점은 여기서 시작된다. 단순히 거래소 이름을 소개하는 광고와, 가입·거래·결제를 실질적으로 도와주는 중개·알선은 다르다.

금융위원회 법령해석은 자체 앱을 통해 제휴 가상자산거래소로 이동하게 하고, 별도 고객확인 없이 가상자산을 매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소개·홍보 수수료를 받는 경우 특정금융정보법상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의무가 문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가상자산 매도·매수·교환 행위 등을 중개·알선·대행하는 행위를 영업으로 하는 경우 가상자산사업자에 포함될 수 있으며, 알선은 단순 광고와 달리 계약 성립을 중개하거나 편의를 도모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 해석은 거래소 레퍼럴형 영업에 그대로 적용해 볼 수 있다. 국내 모집책이 단순히 “이 거래소가 있다”고 알리는 수준을 넘어, 가입 링크를 제공하고, KYC를 안내하고, 입금과 USDT 구매를 돕고, 거래 방법과 예치상품 가입까지 유도하며, 그 대가로 수수료나 추천 보상을 받는다면 단순 광고라고 보기 어렵다.

특히 국내 투자자를 상대로 반복적·조직적으로 영업한다면 쟁점은 더 커진다. “해외 거래소라 괜찮다”는 말은 방어 논리가 되기 어렵다. 국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영업이면 국내 규제의 문제가 된다.

FIU가 경고한 레퍼럴 영업

금융정보분석원(FIU)은 텔레그램, 오픈채팅방, 유튜브, SNS 등에서 활동하는 불법 가상자산 취급업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FIU는 2025년 12월 보도자료에서 내국인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가상자산 취급업자 중 FIU에 신고된 가상자산사업자 외에는 불법 사업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영업성 판단 요소로는 한국어 홈페이지 제공 여부, 원화결제 지원 여부, 한국인 고객 유치 이벤트와 마케팅 여부 등이 제시됐다.

FIU는 주요 불법 유형으로 텔레그램·오픈채팅방을 통한 스테이블코인 교환, 국내에 신고하지 않은 가상자산 취급업자를 블로그나 SNS 등으로 홍보·알선하는 레퍼럴 행위를 들었다. 또 사실상 거래가 어려운 코인을 가치 상승 가능성으로 홍보하며 판매하거나, 매매 대금만 받고 코인을 지급하지 않는 피해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경고는 거래소 레퍼럴형 판매망과 맞닿아 있다. 카카오톡방과 텔레그램방에서 투자자를 모으고, 해외 거래소 가입을 유도하고, USDT 구매나 입금을 안내하고, 추천코드와 수수료 페이백을 제공하는 구조라면 FIU가 지적한 위험 유형과 겹친다.

미신고 거래소를 이용하면 보호 밖으로 밀려난다

국내 신고 사업자를 통한 거래와 미확인 해외 플랫폼을 통한 거래는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다르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이용자의 예치금과 가상자산 보호,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행위 조사·처벌, 금융당국의 가상자산사업자 감독·검사·제재 권한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사업자가 이용자 예치금을 은행에 보관·관리하고, 자기 가상자산과 이용자 가상자산을 분리 보관해야 하며, 해킹·전산장애 등에 대비한 보험 가입 또는 준비금 적립 의무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동시에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가상자산의 안전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FIU에 신고된 가상자산사업자가 아닌 미확인 사업자를 통한 거래나 개인 간 장외거래는 시장감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피해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신고 거래소 확인은 FIU 홈페이지의 가상자산사업자 신고현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거래소 레퍼럴형 영업의 위험은 바로 여기에 있다. 투자자는 거래소 화면이 있고, 앱이 있고, 차트가 있고, 고객센터가 있으니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국내 신고·감독 체계 밖에 있는 플랫폼이라면 문제가 생겼을 때 보호 장치는 제한적이다. 출금이 막히거나, 계정이 동결되거나, 예치상품이 중단되거나, 운영사가 사라져도 국내 투자자가 실질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거래소 화면이 있다고 해서 금융기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차트가 있다고 해서 시장이 정상이라는 뜻도 아니다. 코인판에서 제일 비싼 착각은 “앱이 있으니 믿을 만하다”는 착각이다.

가짜 거래소와 복제 랜딩페이지도 취재 대상

거래소 레퍼럴형 영업에는 또 다른 위험이 있다. 실제 거래소와 이름이 비슷한 복제 사이트, 비공식 랜딩페이지, 국내 모집책이 만든 홍보 페이지가 섞일 수 있다는 점이다.

투자자는 유명 거래소라고 믿고 가입하지만, 실제로는 별도 도메인일 수 있다. 공식 앱이 아니라 외부 링크일 수 있다. 고객센터도 거래소 본사가 아니라 국내 모집책이 운영하는 채널일 수 있다. 이런 구조에서는 투자자가 누구에게 돈을 보냈는지, 어느 법인의 서비스를 이용하는지, 약관이 어디에 적용되는지조차 불명확해진다.

따라서 거래소형 제보를 다룰 때는 프로젝트명보다 URL, 앱 배포 경로, 가입 링크, 추천코드, 수취 지갑 주소, 고객센터 채널, 법인명, 약관, 이용자 자산 보관 방식이 더 중요하다. 이름은 그럴듯해도 주소가 다르면 다른 사업자다. 이름만 보고 들어가면, 지갑이 먼저 퇴근한다.

예치상품과 런치패드는 또 다른 미끼

일부 거래소 레퍼럴형 영업은 단순 거래를 넘어 예치상품, 런치패드, 신규 코인 선구매, 채굴형 상품으로 연결된다. “거래소에 가입하면 특정 코인을 받을 수 있다”, “예치하면 매일 수익이 나온다”, “런치패드에 참여하면 상장 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식이다.

여기서 거래소는 신뢰의 장치로 쓰인다. 투자자는 “거래소에서 파는 상품이니 검증됐겠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거래소가 직접 제공하는 상품인지, 제휴 프로젝트인지, 국내 모집책이 임의로 묶은 상품인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고정수익, 원금 회수, 상장가 기준 수익률, 추천수당이 함께 제시된다면 거래소 상품이 아니라 투자 모집 구조로 봐야 한다.

정상적인 거래소 상품이라면 위험 고지, 약관, 지급 조건, 락업 조건, 상환 가능성, 이용자 자산 보관 방식이 명확해야 한다. 문제성 판매망은 이 부분을 흐린다. 대신 “이번 라운드”, “한정 물량”, “지금 가입”, “수수료 페이백”, “상장 전 기회”를 반복한다. 투자 검토를 거래 이벤트처럼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거래소 레퍼럴형 판매망의 위험 신호

투자자가 해외 거래소 가입 권유를 받을 때 확인해야 할 위험 신호는 명확하다.

첫째, 국내 카카오톡방이나 텔레그램방에서 특정 거래소 가입 링크를 반복적으로 배포한다.
둘째, 추천코드 입력을 사실상 필수처럼 안내한다.
셋째, 수수료 페이백을 강조하면서 거래량 확대를 유도한다.
넷째, 선물거래와 고레버리지 진입을 쉽게 설명한다.
다섯째, 원화 입금, USDT 대리구매, 지갑 생성, KYC 인증을 국내 모집책이 도와준다.
여섯째, 예치상품이나 런치패드를 고수익 기회처럼 포장한다.
일곱째, 하위 회원 모집 시 추가 보상이 붙는다.
여덟째, 국내 신고 사업자인지 확인되지 않는다.
아홉째, 공식 거래소 도메인과 다른 랜딩페이지로 유도한다.
열째, 손실과 출금 지연에 대한 책임 주체가 불명확하다.

이 중 여러 항목이 동시에 등장한다면 단순 거래소 마케팅으로 보기 어렵다. 특히 추천수당, 대리구매, 예치상품, 고수익 문구가 함께 있다면 거래소 레퍼럴형 코인 다단계 구조를 의심해야 한다.

취재의 핵심은 링크와 돈의 흐름이다

거래소형 판매망을 취재할 때는 캡처만으로 부족하다. 핵심은 링크와 돈의 흐름이다.

가입 링크가 공식 도메인인지 확인해야 한다. 추천코드가 누구에게 귀속되는지 봐야 한다. 국내 모집책이 수수료를 받는지 확인해야 한다. 원화 입금 계좌가 있다면 명의와 법인을 확인해야 한다. USDT 수취 주소가 있다면 온체인 흐름을 추적해야 한다. 예치상품 가입을 유도했다면 상품 약관과 지급 재원을 확인해야 한다. 출금 지연이나 계정 동결 사례가 있다면 고객센터 답변과 피해자 거래내역을 확보해야 한다.

거래소형 판매망은 겉으로 보기엔 합법적 마케팅처럼 보일 수 있다. 그래서 더 까다롭다. 문제는 “거래소가 존재하느냐”가 아니다. “국내에서 누가, 어떤 방식으로, 어떤 대가를 받고, 투자자를 어디로 보냈느냐”다.

거래소 이름보다 추천코드를 봐야 한다

거래소는 가상자산 시장의 기본 인프라다. 그러나 거래소 이름이 국내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미끼로 쓰이고, 추천코드와 수수료 페이백, 대리구매, 예치상품, 하위 회원 보상이 결합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투자자가 봐야 할 것은 거래소 로고가 아니다. 추천코드다.
거래소 앱이 아니다. 수수료 흐름이다.
가입 보너스가 아니다. 손실 책임이다.
페이백이 아니다. 누가 페이백을 통해 돈을 버는지다.

국내 모집책이 투자자의 거래를 유도하고, 거래량에서 수익을 얻고, 하위 회원 모집까지 장려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거래소 소개가 아니다. 거래소를 앞세운 판매망이다.

이름은 거래소다. 설명은 수수료 할인과 투자 기회다. 그러나 구조가 가입, 거래, 추천, 페이백, 예치상품으로 굴러간다면 본질은 다르지 않다. 투자자는 시장에 들어간 줄 알았지만, 사실은 누군가의 레퍼럴 조직 안으로 들어간 것일 수 있다.


다음 편 예고

[코인 다단계 2.0] ⑥ 피해자는 왜 또 지인망인가

다음 편에서는 코인 다단계형 판매망이 보험설계사, 은퇴자 모임, 동문회, 교회, 지역 커뮤니티, 단체 카카오톡방을 통해 퍼지는 구조를 추적한다. 기술을 모르는 투자자가 왜 “아는 사람”의 말에 지갑을 여는지, 피해가 왜 늦게 드러나는지 살펴본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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