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의 온체인 수익성이 개선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과 국채 금리 상승이 가상자산 시장의 부담으로 떠올랐다. 크립토닷컴(Crypto.com)은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의 조정 소출력 이익 비율(SOPR)이 3주 연속 기준선인 1.0을 웃돌며 2026년 들어 가장 긴 수익성 유지 기간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자금 유출이 이어져 온체인 지표 개선과 기관 자금 흐름 사이에는 온도 차가 나타났다.
SOPR은 온체인에서 이동한 비트코인의 취득 당시 가치와 이동 시점의 가치를 비교해 실현 손익을 가늠하는 지표다. 기준선인 1.0을 웃돌면 이동한 물량이 전반적으로 이익을 실현하는 구간에 있음을 뜻한다. 보고서는 이러한 흐름을 구조적인 매수 심리가 유지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반면 거시경제 환경은 위험자산 선호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각각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3.4%로, 연방준비제도(Fed)의 물가 목표인 2.0%를 웃돌았다.
쉽게 낮아지지 않는 물가와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유가 상승도 채권시장에 부담을 더했다. 보고서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4.97%로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30년물 금리도 5.35% 수준까지 올랐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보고서에 제시된 미국 주요 주가지수는 나스닥 0.7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0.80%, 다우존스 1.60%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보고서가 집계한 지난주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4억6,300만 달러, 이더리움(ETH) 현물 ETF에서는 1억9,700만 달러가 순유출됐다. 두 상품군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총 6억6,000만 달러다.
크립토닷컴(Crypto.com)의 분석에 따르면 가상자산 시장은 전반적인 변동성이 줄어드는 가운데 자산별로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대형 자산 대부분이 하락했지만 폴카닷(DOT)과 파일코인(FIL)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탈중앙화 금융(DeFi)에서는 실물연계자산(RWA)과 오라클 부문을 중심으로 관련 지수가 하락했다.
폴카닷 생태계에서는 자산 허브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자체 탈중앙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가 진행됐다. 보고서는 커뮤니티가 닷유에스디(dotUSD) 발행을 다루는 주민투표 제안 1944번을 심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가격의 차별화와 함께 네트워크 내부의 유동성 기반을 확충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난 셈이다.
결제기업의 가상자산 활용 사례도 소개됐다. 비자는 비자넷 결제 데이터를 온체인 대출 인프라와 연결해 가상자산 카드 발행사의 운전자금을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 중인 것으로 보고됐다. 지원하는 스테이블코인 연동 카드 프로그램은 160개 이상이다. 페이팔은 기업 고객이 페이팔 유에스디(PYUSD)를 기반으로 맞춤형 토큰을 발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업용 인프라 플랫폼 ‘PYUSDx’를 공개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정책 부문에서는 미국과 독일의 제도 개편 움직임이 다뤄졌다. 보고서에 소개된 미국 클래리티(CLARITY) 법안 개정안은 특정 주체나 집단이 통제하는 프로토콜에 대해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등록·감독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았다. 완전히 탈중앙화된 네트워크는 등록 대상에서 제외하는 구조다.
독일에서는 12개월 이상 보유한 가상자산에 적용하던 비과세 혜택을 폐지하고 자본이득세 체계에 편입하는 법안이 발의됐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이는 추진 단계의 정책 변화로, 실제 시행 여부와 최종 적용 범위를 구분해 살펴볼 사안이다.
기술 측면에서는 이더리움 개선안 EIP-8141이 제시됐다. 보고서는 ‘프레임 트랜잭션’ 규격을 활용해 사용자가 이더리움 외에 스테이블코인 등 다른 자산으로도 거래 수수료를 지불할 수 있도록 하는 개편 방향을 소개했다. 구현될 경우 수수료 납부를 위해 별도로 이더리움을 확보해야 하는 이용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크립토닷컴(Crypto.com)이 제시한 시장 동향을 종합하면 비트코인의 온체인 수익성 개선과 가상자산 금융 서비스 확대가 이어지는 동시에, 물가·금리 부담과 현물 ETF 자금 유출이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비트코인 수익성 지표의 회복이 지속적인 투자 수요로 연결되는지 판단하려면 온체인 흐름과 기관 자금 유입 여부를 함께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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