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늘고 바이백해도 토큰은 하락”…알레아 리서치, 신규 매수 자금 중요성 강조

| 이도현 기자

비트코인(BTC)이 기술주보다 작은 낙폭으로 버텼지만,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서는 자금 이탈을 막지 못했다. 알레아 리서치(Alea research)는 2026년 10월 18일 보고서를 통해 유가 100달러 돌파와 인공지능(AI) 인프라 자금 조달 우려가 겹친 시장에서 신규 매수 자금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프로젝트의 매출 증가와 ‘바이백’에도 토큰 가격이 하락하면서 사업 성과가 투자 수요로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과제가 부각됐다.

보고서 집계 기간 비트코인은 1.18% 하락한 8만1590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S&P 500은 1.97%, 나스닥100은 5.22%, 반도체 상장지수펀드 SOXX는 10.72% 떨어졌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상대적 선방이 암호화폐 전체의 안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분석 대상 토큰 41개 가운데 36개가 하락했고, 하락률 중앙값은 6.42%였다. 최근 120일간 비트코인에 대한 가격 민감도를 반영한 뒤에도 잔여 하락률 중앙값은 4.93%로 집계됐다.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매수 기반이 약해졌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10월 12일부터 15일까지 1억4600만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더리움(ETH) 현물 ETF에서도 같은 기간 2억5040만달러가 빠져나갔고, 3주 누적 순유출액은 약 9억3100만달러에 달했다. 이더리움 가격은 4.49% 내린 2413달러였다. 최근 30일간 기본 수수료 소각액이 653만달러로 직전 기간의 두 배를 웃돌았지만, 펀드에서 이탈한 자금 규모와는 격차가 컸다.

기업의 암호화폐 비축 전략도 수요를 충분히 보충하지 못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트래티지는 2150만달러를 투입해 비트코인 250개를 매입한 반면, 자사 우선주 매입에는 약 9배인 1억9240만달러를 지출했다. 솔라나(SOL) 비축 기업 스카이AI는 자사주 공개매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토큰을 매각했다. 솔라나는 네트워크의 최근 30일 수수료가 직전 기간보다 22.1% 증가했는데도 가격이 5.99% 하락했다. 이용 확대와 시장의 매수 수요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 사례다.

알레아 리서치는 바이백을 시행하는 프로젝트에서도 수익 증가만으로 매도 압력을 흡수하기 어려웠다고 짚었다. 펌프(PUMP)의 최근 30일 매출은 6760만달러로 21.7% 늘었고, 바이백 집행액은 3040만달러로 20.6% 증가했다. 그러나 토큰 가격은 해당 주간 21.97% 떨어졌다. 하이퍼리퀴드(HYPE)도 같은 기간 7137만달러 규모의 매입이 이뤄졌지만 가격은 7.08% 하락했다. 하이퍼리퀴드의 수수료 수입은 13.6% 감소해 향후 매입 재원의 지속성도 점검 대상이 됐다.

유니스왑(UNI) 역시 소각에 대응하는 프로토콜 수수료 수익이 최근 30일간 976만달러 발생했지만 가격은 3.68% 내렸다. 해당 수익은 직전 기간보다 36.6% 감소했다. 바이백과 소각은 토큰 공급을 줄이거나 시장 매수를 발생시키지만, 규모가 거래 활동에 연동되는 만큼 일정한 가격 방어력을 보장하지 않는다. 보고서가 제시한 사례들은 사업 매출, 프로토콜에 귀속되는 수익, 토큰 보유자에게 돌아가는 몫을 구분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한국 거래소의 거래 집중과 개별 프로젝트 소식도 암호화폐 가격 차별화를 키웠다. 웜홀(W)은 10월 12일 업비트 거래량이 이틀 전의 약 9배로 증가한 뒤 주간 기준 43.17% 하락했다. 반면 베이직어텐션토큰(BAT)은 31.91% 올라 분석 대상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상승폭이 컸던 10월 13일 업비트 거래량에 주목했다. 스택스(STX)는 두 번째 비트코인 스테이킹 채권이 모집 한도인 500개를 채운 가운데 2.29% 상승했다.

이 같은 자금 흐름의 배경에는 에너지발 물가 부담이 있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월요일 시가 대비 8.73% 오른 배럴당 102달러를 기록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공격 위험과 미국 원유 재고 감소가 가격을 밀어 올렸다. 미국의 주간 원유 재고는 860만배럴 줄었고, 수입량과 생산량도 감소했다. 자산운용사들이 WTI 순매수 포지션을 24.3% 축소한 상황에서도 유가가 상승했다는 점에서 알레아 리서치는 실물 수급의 영향을 강조했다.

물가 상승과 장기금리 하락이 동시에 나타난 점도 주목됐다. 9월 미국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0.6%, 생산자물가는 1.3% 상승했지만, 10년물 국채 금리는 15bp 하락한 5.09%를 기록했다. 1bp는 0.01%포인트다. 보고서가 인용한 뉴욕 연방준비은행 모형에서는 10월 9일부터 15일까지 기간 프리미엄이 15.5bp 낮아졌다. 이는 해당 기간 금리 하락폭에 해당한다. 투자자들이 장기채 보유에 요구하는 추가 보상을 낮춘 것으로, 금리 하락을 곧바로 통화 완화 기대와 연결하기는 어렵다는 해석이다.

주식시장에서는 AI 인프라 기업의 자금 조달 능력이 쟁점이 됐다. 보고서에 인용된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는 AI 성장의 제약 요인으로 자본을 지목했다. 델과 HPE,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각각 20% 넘게 하락했고, GPU 임대 기업 코어위브도 23.58% 떨어졌다. 반면 S&P 500 동일가중 ETF인 RSP는 0.37% 상승했으며, 11개 업종 펀드 가운데 7개가 올랐다. 시장의 부담이 대규모 선행 투자와 차입이 필요한 기업에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알레아 리서치가 이번 보고서에서 강조한 핵심은 암호화폐와 AI 기업 모두에서 ‘다음 매수 자금의 출처’를 확인해야 한다는 점이다. 비트코인이 기술주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였어도 ETF 환매와 기업 매수 둔화는 부담으로 남았다. 토큰 바이백을 평가할 때도 집행 규모와 함께 수수료 수입의 지속성, 신규 발행량, 락업 해제 물량을 살펴야 한다. 보고서는 유가와 실질금리, 펀드 자금 흐름을 이후 시장을 가늠할 주요 변수로 제시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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