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철강 관세 쇼크… 美 증시 엇갈린 출발

| 김민준 기자

미국 증시는 6월의 첫 거래일을 강보합으로 출발했다. 철강 관세 인상 가능성과 중국과의 무역 갈등 재점화가 시장을 흔들었지만, 주요 지수는 오후 들어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철강에 대한 관세를 현행보다 두 배 높은 50%로 올리겠다고 밝히면서 철강주가 급등했고, 이에 따라 S&P 500은 전일 대비 0.4% 상승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철강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해외산 철강에 고율 관세를 적용함으로써 미국 노동자들과 자국 생산업체를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이 철강 업계에 강한 영향을 주면서, 스틸 다이내믹스(STLD) 주가는 하루 만에 10.3%, 뉴코어(NUE)는 10.1% 급등하며 S&P 500 내 톱 상승 종목에 올랐다.

반면 자동차 업계는 반대 흐름을 나타냈다. 고관세가 차량 제조 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F)는 각각 3.9%, 스텔란티스(STLA)는 3.6% 하락했다. 전기차 등 글로벌 공급망에 해외산 강철 의존도가 높은 완성차 업체들로선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장 리스크 요소는 무역 갈등 외에도 글로벌 정세 불안으로 확대됐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자 금 가격이 2% 이상 급등했고, 세계 최대 금광 업체인 뉴몬트(NEM) 주가는 5.4% 상승했다.

기술 섹터에선 메타플랫폼스(META)가 AI 기반 광고 자동화 서비스 출시 계획을 밝히며 주가가 3.6% 오르는 등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메타는 내년 말까지 전체 광고 캠페인을 인공지능으로 기획, 실행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는 향후 마케팅 시장의 지형을 흔들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재생에너지 업계에는 악재가 이어졌다. 미 에너지부가 37억 달러(약 5조 3,000억 원) 규모의 청정 에너지 및 기후 관련 보조금 삭감을 발표하면서, 관련 기업들은 투자 심리에 직격탄을 맞았다. 퍼스트솔라(FSLR)는 5.3% 하락하며 S&P 500 내 최다 하락 종목으로 기록됐다.

방산·사이버보안 기업 리도스 홀딩스(LDOS)는 AI 기반 공격 기술을 보유한 쿠두다이내믹스 인수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 불확실성과 정부 발주 감소 우려로 4.6% 하락했다. 뱅어드(Baird)는 이 종목의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로 하향 조정했다.

전체적으로 월초 거래일의 시장은 불확실성과 기대감이 엇갈리는 흐름 속에 출발했다. 트럼프의 철강 관세 발언은 보호무역주의라는 논란을 낳고 있지만, 일부 산업에는 단기적인 호재가 되고 있다. 다만 무역 전쟁 재점화 가능성과 재정·통화정책 방향의 모호성은 향후 시장 흐름에 변동성을 키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