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트럼프 갈등 여파… 테슬라(TSLA) 주가 흔들, 월가도 '매수' 포기

| 김민준 기자

일론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공개적인 갈등이 테슬라(TSLA)의 주가에 타격을 주면서, 월가의 분석가들 사이에서도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주일을 시작하며 아거스 리서치(Argus Research)와 베어드(Baird)는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일제히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양측은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 간 불화가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주가 하락의 배경에 *비기초적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거스 분석가인 빌 셀레스키는 테슬라 주가가 기업의 실적이나 시장 펀더멘털보다 외부 변수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베어드 측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가 선거 직후에는 긍정적으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오히려 불확실성과 이미지 손상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두 기관 모두 테슬라의 장기 전망에는 여전히 낙관적인 입장을 보이지만,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을 감안해 중립적 입장으로 후퇴한 것이다. 현재 Visible Alpha가 추적한 애널리스트 18명 중 10명은 '매수', 4명은 '보유', 4명은 '매도' 의견을 내놓고 있으며, 평균 목표가는 약 304달러로 현재 주가인 294달러 대비 3% 가량의 상승 여지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테슬라는 이번 주 중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공식 출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긍정적인 시각을 가진 애널리스트들은 로보택시가 단기적으로 주가 반등의 촉매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일론 머스크는 이 서비스와 함께 보다 저렴한 전기차 모델도 이번 달 중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혀 시장 기대를 키우고 있다.

하지만 베어드는 이와 관련해 다소 신중한 시각을 내놨다. 이들은 내년 말까지 도로에서 운행될 로보택시 수를 약 6,000대로 예상했는데, 이는 머스크가 언급한 '수십만 대'라는 전망과 큰 차이를 보인다. 베어드 분석가들은 로보택시 사업이 예상보다 수익성 저조하고 실행 난도가 높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올 들어 테슬라 주가는 약 30%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기술 강자 사이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CEO의 대외 활동이 잦은 논란을 일으키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