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반등에 나스닥 사상 최고치…中동 휴전 훈풍이 밀었다

| 김민준 기자

전일 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하면서 글로벌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가 증시를 밀어올린 가운데, 나스닥100지수가 2월 이후 처음으로 사상 최고치에 마감했다.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를 다시 키우는 분위기 속에서 기술주가 강하게 반등했고, 특히 반도체주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24일(현지시간) 마감된 뉴욕증시에서 나스닥100지수는 1.5% 상승한 22,190포인트를 기록하며 고점을 경신했다. S&P500지수는 1.1% 올라 사상 최고치와 불과 1% 내외의 격차만을 남겼고, 다우지수도 4% 이내로 추격하며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시장 심리는 저녁 시간 전해진 중동 평화 소식에 힘입어 '리스크 온'으로 기울었다. 전날 밤 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한다는 외교적 발표가 있었고,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이 양측이 휴전 조건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면서 변동성이 일시 확대됐지만, 이스라엘이 공항 운영을 전면 재개하고 대부분의 전시 제한 조치를 해제한 것으로 나타나며 평화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다는 확신이 강해졌다.

이 같은 낙관론에 기술주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이라 불리는 대표 기술주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FT)는 1% 가까이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고, 엔비디아(NVDA)는 2.6% 급등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주가를 기록했다. 아마존(AMZN)과 메타(META)는 각각 약 2% 상승했고, 구글 모회사 알파벳(GOOGL)도 1% 올랐다. 반면, 테슬라(TSLA)는 2.4%, 애플(AAPL)은 0.6% 내리며 소폭 조정을 받았다.

이날 주도주로 부각된 건 단연 반도체 종목이었다. AMD(AMD)와 인텔(INTC)이 각각 6% 이상 상승했고, 브로드컴(AVGO)은 4% 뛰며 사상 최고가에 안착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도 3.8% 급등하며 기술주 전반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반등이 단순한 평화 뉴스에 그치지 않고, 기술과 반도체에 대한 구조적 수요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AI와 클라우드 중심의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등 공급망 핵심 기업들의 실적 기대가 고조되면서 이들 주가의 탄력이 더욱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이번 나스닥의 상승은 단기적 반등이라기보다는 새로운 기술 중심장의 확장 국면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