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패니시 브로드캐스팅 시스템(SBSAA), 채무 협상 속 히스패닉 4조 달러 시장 공략

| 김민준 기자

히스패닉 미디어 기업 스패니시 브로드캐스팅 시스템(SBSAA)이 채무 협상과 글로벌 콘텐츠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며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최근 채권단과의 ‘지급 유예’ 합의를 통해 재무 부담 완화에 나선 동시에, 대형 미디어 그룹과 손잡고 미국 히스패닉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스패니시 브로드캐스팅 시스템(SBSAA)은 2026년 3월 1일 만기된 연 9.750% 선순위 담보 채권과 관련해 주요 채권 보유자들과 30일간의 포베어런스(forbearance)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채무 불이행에 따른 법적 권리 행사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구조 조정 협상을 이어가기 위한 조치다. 회사 측은 “채권단과의 논의가 ‘건설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협상 기간에도 방송 및 디지털 사업 운영은 정상적으로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합의된 구조조정 거래가 실제로 성사될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스패니시 브로드캐스팅 시스템은 글로벌 확장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올해 초 PRISA, 카라콜 라디오(Caracol Radio)와 손잡고 미국과 중남미를 연결하는 스페인어 오디오 콘텐츠 네트워크 구축에 착수했다. 세 기업은 뉴스, 스포츠, 음악을 아우르는 24시간 스페인어 방송과 스트리밍 콘텐츠를 제작해 미국 히스패닉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 시장 규모는 약 4조 달러(약 5,76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첫 프로젝트로 플로리다 지역에서 ‘카라콜 라디오 아메리카’ 방송이 시작됐으며, 콘텐츠는 라무지카(LaMusica) 모바일 앱과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동시 유통된다.

콘텐츠 사업 재편도 이어졌다. 회사는 2023년 스페인어 TV 채널 메가TV(Mega TV) 사업을 보즈 미디어(Voz Media)에 6,400만 달러(약 921억 6,000만 원)에 매각하기로 합의하며 방송 포트폴리오를 라디오와 디지털 중심으로 재정비했다. 그러나 이후 거래 상대방의 채무 불이행을 둘러싼 분쟁이 발생하면서 스패니시 브로드캐스팅 시스템은 약 6,400만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스패니시 브로드캐스팅 시스템이 ‘히스패닉 콘텐츠 플랫폼’ 전략을 통해 성장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회사는 라틴 음악 공연 브랜드와 라이브 이벤트 사업을 확대하며 북미 주요 공연장과 협력하고 있다. 미디어 분석가들은 “히스패닉 인구 증가와 광고 시장 확장이 맞물리면서 스페인어 콘텐츠 기업들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며 “재무 구조 안정화에 성공할 경우 스패니시 브로드캐스팅 시스템의 ‘미디어 네트워크 확장’ 전략이 본격적인 성장 모멘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