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코스닥 상장사 포티스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움직여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기고, 수사에 대비해 이른바 바지 사장을 해외로 빼돌린 일당을 대거 재판에 넘겼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15일 자본시장법 위반과 범인도피 교사 등의 혐의로 A씨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과 함께 범행에 가담한 B씨도 별도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B씨는 바지 사장 역할을 맡은 공범에게 직접 항공권을 전달하는 등 도피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자본시장법 위반은 주가를 실제 수급이나 기업 가치와 관계없이 인위적으로 움직여 투자자 판단을 흐리게 하는 대표적인 금융 범죄로 꼽힌다.
검찰 수사 결과를 보면, A씨 등은 2018년 8월부터 11월까지 100개가 넘는 차명계좌를 동원해 포티스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고파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한 것으로 조사됐다. 차명계좌는 다른 사람 이름을 빌려 개설한 계좌를 뜻하는데, 거래 주체를 숨기고 수사 추적을 어렵게 만드는 데 자주 악용된다. 이들이 1차 시세조종으로 챙긴 부당이득은 약 4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이들은 2018년 11월부터 2019년 2월까지 같은 종목을 상대로 다시 주가조작에 나섰지만, 당시에는 주가가 떨어지면서 최종적으로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에서 검찰이 주목한 대목은 범행 구조와 도피 방식이다. 이들은 형사처벌 위험을 대신 떠안을 바지 사장 C씨를 앞세우고, 만약 C씨가 처벌받게 되면 징역 1년당 1억∼2억원을 보상해주기로 미리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C씨 명의 계좌를 중심으로 거래를 몰아 범행 흔적을 집중시킨 뒤, 2019년 하반기 금융당국의 조사가 시작되자 바로 다음 날 C씨를 베트남으로 출국시키고 체류 자금까지 지원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바지 사장은 실제 의사결정권은 없지만 법적 책임을 대신 지는 명목상 인물을 뜻한다.
C씨는 실제로 6년 동안 해외에서 도피 생활을 이어갔지만, 인터폴 수배 끝에 붙잡혀 2025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후 수사를 확대해 C씨를 해외로 빼돌리고 주가조작을 주도한 A씨, 그리고 뒤에 숨어 있던 주범 5명의 신원을 추가로 확인해 검거했다고 설명했다. 포티스는 2013년 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지만, 이 사건이 벌어진 뒤 결국 2024년 1월 3일 상장 폐지됐다. 상장사가 주가조작 사건에 휘말리면 기업 신뢰가 무너지고 일반 투자자 피해가 커진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불공정거래가 자본시장 전체에 남기는 후유증을 다시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검찰과 금융당국이 차명계좌 활용, 허수성 거래, 책임 전가용 명의자 동원 같은 수법을 더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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