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투자자들이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에도 인공지능(AI) 관련주 비중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 충격보다 장기 성장성을 더 크게 본 셈이다.
13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eToro 데이터에서 UAE 사용자들은 1분기 주가가 크게 밀린 소프트웨어와 AI 인프라 종목의 보유를 오히려 확대했다. 시장이 흔들리자 ‘저가매수’에 나선 것이다.
eToro의 시장분석가 조시 길버트는 UAE 투자자들이 1분기 들어 위험을 피하기보다 종목을 더 선별적으로 고르는 쪽으로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 심리가 전반적인 ‘위험회피’가 아니라 장기 테마 중심으로 형성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비스나우(ServiceNow, $NOW) 보유는 125% 늘었고, 슈퍼마이크로컴퓨터(Super Micro Computer, $SMCI) 65%, 어도비(Adobe, $ADBE) 54%, 오라클(Oracle, $ORCL) 38% 등도 크게 증가했다. 스트레티지(Strategy, $MSTR)는 여전히 가장 많이 보유한 8위 종목에 올라, 크립토 연계 주식에 대한 관심도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동 정세는 UAE의 AI 허브 구상에 부담을 주고 있다. 독일 도이체방크는 아마존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s) 데이터센터 공격 사례와 아부다비의 1GW 규모 ‘스타게이트’ 캠퍼스에 대한 위협 등을 언급하며, 이번 충격이 AI·사이버보안·소버린 디지털 인프라 수요를 꺾기보다 오히려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현지 크립토 업계도 완전히 흔들리지는 않았다는 반응이다. 두바이 기반 해시키 MENA의 벤 엘바즈는 운영이 대체로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고, 바이낸스도 예외적 상황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인력이 현지에 남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요 콘퍼런스는 연기됐고, 원격근무와 이동 차질은 불가피했다.
두바이의 가상자산 규제당국인 가상자산규제청(VARA)도 혼란 속에서 보다 세밀한 규칙 중심의 접근을 이어가고 있다. 숀 맥휴 VARA 시장감시 책임자는 시장이 불안할수록 기관투자자들은 규제가 느슨한 곳보다 ‘명확한’ 관할권을 찾는다고 말했다.
결국 UAE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중동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도 AI와 디지털 인프라, 크립토 성장 서사를 쉽게 포기하지 않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단기 변동성은 커졌지만, 규제의 명확성과 자금 유입이 맞물리며 UAE의 장기 전략에는 여전히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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