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미국 증시의 최고치 행진을 발판으로 8,000선 돌파를 눈앞에 두면서 국내 증시가 새로운 상징적 고지를 넘어설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장보다 137.40포인트(1.75%) 오른 7,981.41에 거래를 마쳤다. 8,000선까지는 19포인트가량만 남겨둔 상태다. 이날 상승은 개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이끌었다. 개인은 1조8천499억원, 기관은 1천927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2조1천680억원을 순매도하며 6거래일째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지수는 크게 올랐지만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흐름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는 뜻이다.
종목별로는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주가 시장 기대를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4.23% 오른 29만6천원에 마감했고, 장중에는 29만9천500원까지 올라 신고가를 다시 썼다. 이른바 ‘30만전자’에 바짝 다가선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장중 199만4천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0.30% 내린 197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14.16포인트(1.20%) 오른 1,191.09로 마감해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국내 시장 전반으로 번졌음을 보여줬다.
국내 증시를 밀어 올린 가장 큰 배경은 간밤 미국 증시 강세였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75% 오른 50,063.46으로 마감하며 3개월 만에 50,000선을 회복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0.77%, 0.88% 올라 나란히 최고치를 새로 썼다.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협력 의지를 드러낸 점이 시장 심리를 안정시켰다. 미·중이 이란, 대만 같은 핵심 현안에서 구체적 합의에 이른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갈등이 더 격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주 강세가 미국 시장 상승을 이끌었다. 엔비디아는 젠슨 황 최고경영자가 방중 수행단에 합류하면서 중국 내 H200 칩 판매 기대가 커져 4.39% 올랐다. 브로드컴도 5.52% 상승했고, AMD도 0.94% 올랐다. 다만 마이크론과 샌디스크는 차익실현 영향으로 하락해 반도체 업종 내부에서도 종목별 차별화가 이어졌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4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5% 증가해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3월의 1.6%보다는 둔화했다.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시장 방향을 크게 바꿀 정도의 재료도 아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코스피가 8,000선을 실제로 넘어선 뒤 안착할 수 있을지는 외국인 수급과 환율 흐름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많다.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증시 상장지수펀드(ETF)는 정규장에서 0.94% 올랐지만 시간 외 거래에서는 0.25% 약세를 보였고, 코스피200 야간선물 지수도 0.19% 내렸다. 이날 새벽 2시 야간 달러-원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 종가보다 2.80원 오른 1,493.40원에 마감했다. 원화 약세가 이어지면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매도가 더 늘 수 있다. 결국 8,000선 돌파 자체는 가능하더라도, 이후 흐름은 미국 기술주 강세가 얼마나 이어지는지와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는지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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