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관련 대형 기술주가 다시 미국 증시 상승을 주도하면서, 종목을 직접 고르는 액티브 펀드의 성과가 대표 지수인 에스앤드피(S&P) 500보다 다시 뒤처지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15일 전한 바에 따르면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의 최신 집계에서 올해 에스앤드피 500 수익률을 웃돈 뮤추얼펀드 비율은 28%에 그쳤다. 이는 2월 말 60%를 넘었던 수준에서 반 토막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액티브 펀드는 펀드매니저가 시장 평균보다 높은 수익을 목표로 유망 종목을 선별해 운용하는 방식인데, 최근처럼 상승 종목이 일부 대형주에 집중되는 장세에서는 지수를 따라가기조차 쉽지 않다.
올해 초만 해도 시장에서는 기술주 쏠림이 다소 완화되면서 액티브 매니저들에게 기회가 생기는 듯했다. 자금이 특정 대형 기술주에서 시장 전반으로 옮겨가면, 지수에 덜 반영된 종목을 발굴한 펀드가 상대적으로 유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인공지능 수혜가 기대되는 빅테크와 반도체 종목으로 돈이 다시 몰리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달 에스앤드피 500 지수는 4% 올랐지만, 실제로 상승한 종목은 전체의 절반에 못 미쳤다는 점이 이런 쏠림을 잘 보여준다.
이처럼 소수 종목이 지수를 끌어올리는 장세에서는 액티브 펀드의 구조적 약점도 드러난다. 일부 펀드는 특정 종목에 지나치게 집중하지 못하도록 한 내부 규정이나 운용 원칙 때문에, 벤치마크 지수만큼 대형 기술주 비중을 높이기 어렵다. 헤지펀드 텔레메트리의 토머스 손턴 창업자가 기술주, 그중에서도 반도체 중심의 좁은 주도 장세가 뚜렷하다고 진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아타나시오스 프사로파기스 역시 중동 전쟁 관련 변수 속에서 한때 기회를 잡았던 액티브 매니저들이, 시장의 가파른 브이(V)자 반등 앞에서 다시 밀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흐름은 자금 이동에도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액티브 주식 뮤추얼펀드에서는 약 1조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천450조원이 빠져나갔는데, 올해 성과 부진이 이어지면 투자자 이탈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 다만 시장 쏠림이 완화되면 분위기가 달라질 여지도 있다. 바클레이스의 알렉산더 올트먼 주식전략 부문장은 유가 하락으로 시장 상승 폭이 더 넓어지고 최근 강세 종목의 상승 탄력이 다소 되돌려질 경우 액티브 펀드의 상대 성과가 개선될 수 있다고 봤다. 결국 앞으로의 관건은 인공지능 대형주 중심의 집중 장세가 계속될지, 아니면 상승 흐름이 다른 업종과 종목으로 퍼져나갈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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