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5일 장중 처음으로 8,000선을 넘었지만 곧바로 급락세로 돌아서며, 국내 증시가 기록적인 고점 돌파의 환호와 극심한 변동성을 동시에 드러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43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6.50% 내린 7,462.97을 나타냈고, 이후 하락 폭은 7%대로 더 커졌다. 지수는 장 초반 8,046.78까지 오르며 8,000선을 사상 처음 넘어섰지만, 약 한 시간 만에 하락 전환한 뒤 낙폭을 빠르게 키웠다. 시장 상승을 이끌어온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도 7~8%대 급락세를 보이며 매도 압력이 집중됐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을 5분간 멈추는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이날 코스피의 일중 변동률은 7.53%로 집계됐다. 일중 변동률은 하루 동안 지수가 얼마나 크게 오르내렸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당일 고가와 저가의 차이를 평균값과 비교해 계산한다. 수치가 높을수록 장중 등락이 심했다는 뜻이다. 이번 수치는 코스피가 이달 12일 장중 8,000선 직전까지 오른 뒤 7,400대 초반으로 밀렸던 날의 7.50%를 웃돌았고, 이란 전쟁 발발 직후 급등락이 이어지던 올해 3월 초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5월 1일부터 15일까지의 코스피 일평균 일중 변동률도 4.33%로, 코로나19 충격이 세계 증시에 본격 반영됐던 2020년 3월의 4.27%를 넘어섰다.
급락 배경으로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과 글로벌 금리 상승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가 함께 거론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중 정상회담 재료가 소멸한 뒤 시장의 관심이 옮겨간 미이란 협상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이어졌고, 장중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4.5%대를 넘어서면서 이번 주 발표된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와 생산자물가지수 충격이 다시 부각됐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일본의 4월 물가 충격이 일본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다른 나라 금리에도 영향을 줬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500원선 부근까지 오르자 외국인 순매도도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최근 증시가 너무 빠르게 올랐다는 점이 조정 압력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14일까지 반도체 강세를 중심으로 20.9% 급등했고, 7,000선에서 8,000선까지 오르는 데도 8거래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상승 흐름이 반도체와 자동차 등 일부 업종에 과도하게 쏠린 점도 부담이었다는 평가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이날 오후 2시 17분 기준 71.34를 기록했고, 지난 12일부터 4거래일 연속 70선 위에서 움직였다. 이는 이란 전쟁 초기인 3월 상순 이후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고점 돌파 기대와 속도 조절 심리가 함께 맞부딪히면서, 금리와 환율, 중동 정세 같은 대외 변수에 따라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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