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 관련 자금이 반도체 업종으로 집중되면서, 한때 시장 상승을 이끌던 매그니피센트7의 시가총액이 2026년 6월 한 달 동안 2조3천억달러, 우리 돈 약 3천560조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을 보면, 엔비디아·알파벳·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플랫폼·아마존·테슬라로 구성된 매그니피센트7은 이달 들어 평균 주가가 약 10% 하락했다. 이 흐름이 이어지면 월간 기준으로 1년여 만의 최대 낙폭이 된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이들 대형 기술주를 하나의 성장 묶음으로 봤지만, 최근에는 같은 그룹 안에서도 실적 구조와 수혜 강도가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약세가 두드러진 쪽은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메타플랫폼 같은 하이퍼스케일러, 즉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인공지능 인프라에 막대한 돈을 투입해 온 기업들이다. 투자자들은 이들 기업이 천문학적인 인공지능 투자비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 점점 더 엄격하게 따지고 있다. 여기에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핵심 부품 가격까지 오르면서 영업이익률이 압박받고 있다는 점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금의 흐름을 기술주 내부의 주도권 이동으로 보고 있다. 자산운용사 DWS의 빈센조 베다 최고투자책임자는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중심이던 매그니피센트7에서 반도체와 인프라 하드웨어 쪽으로 중심축이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리니티브릿지의 자일스 파킨슨 주식 부문 총괄도 매그니피센트7이 더는 하나의 동일한 성격의 그룹이 아니라 여러 기업군으로 나뉘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쏟아붓는 투자금의 직접적인 수혜가 정작 반도체 제조업체와 설비·인프라 업체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 이런 변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수요 측면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월마트와 우버 같은 기업들이 인공지능 도구 사용 비용 부담을 이유로 활용 규모를 제한하고 있다는 소식은, 인공지능 서비스를 공급하는 대형 플랫폼 기업들에는 좋지 않은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기업 고객들이 고성능·고가 인공지능 서비스 대신 경량·저가 모델로 옮겨가거나 전체 구매액을 줄이면, 하이퍼스케일러의 대규모 선투자 회수 시점은 더 늦어질 수밖에 없다. 알제브리스의 시모네 라가치 글로벌 주식 담당 매니저가 엔비디아 일부를 제외하면 매그니피센트7에 투자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것도 이런 수익화 불확실성을 의식한 판단으로 읽힌다.
반면 투자자들의 시선은 여전히 반도체 업종에 머물러 있다. 인공지능 투자 확대로 칩 공급이 빠듯해지면서 이른바 반도체 슈퍼사이클, 즉 장기간 이어지는 업황 호황 기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상장 글로벌 반도체 기업 흐름을 보여주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026년 상반기에만 93% 급등해 1999년 닷컴버블 정점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인공지능 투자 효과가 실제 실적으로 입증되는 기업과 아직 비용 부담이 더 큰 기업을 시장이 더 분명하게 구분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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