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삼성전자, 기대 못 미친 실적에 주가 급락

| 토큰포스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가 29일 장중 급등세로 출발했다가 급락으로 돌아서며 국내 증시 전반의 불안을 키웠다. 실적 자체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지만, 시장 기대에 조금 못 미친 데다 향후 수요와 주주환원에 대한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냉각된 결과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장보다 9.61% 내린 140만1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 직후에는 161만9천원까지 오르며 강한 반등을 시도했지만,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오후 1시 30분께에는 124만6천원까지 밀리며 장중 19.61% 하락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장 초반 23만4천원까지 오르며 비교적 견조하게 출발했지만, SK하이닉스 급락의 영향이 확산되자 약세로 돌아섰고 결국 전장보다 5.23% 내린 20만8천500원에 마감했다. 두 종목은 전날 급락에 이어 이틀 동안 각각 22.85%, 17.91% 떨어졌다.

주가를 흔든 직접적인 계기는 기대와 현실의 차이였다.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60조5천4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7.2% 늘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76%에 달했다. 매출은 79조3천187억원으로 256.8% 증가했고, 순이익은 93조9천226억원으로 1,242.5% 늘었다. 겉으로 보면 매우 강한 실적이지만, 시장은 이미 더 높은 숫자를 기대하고 있었다.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전망치 63조5천526억원보다 영업이익이 4.7%가량 적었던 점이 실망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최근 반도체주가 인공지능 투자 확대 기대를 선반영해 가파르게 올라온 만큼, 기대치에 조금만 못 미쳐도 주가 충격이 커지는 전형적인 고평가 조정 양상이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회사 측은 실적 발표 뒤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둔화 우려에 대해 반박했다. 클라우드서비스제공자, 즉 대형 데이터센터 사업자들 사이의 인공지능 경쟁이 계속되는 만큼 내년 이후에도 관련 투자는 견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는 제품 구성 개선으로 평균판매단가가 오르면서 실적 개선이 더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다만 시장은 내년 고대역폭메모리(HBM) 가격 협상이나 추가 주주환원 방안처럼 주가에 민감한 변수에 대해 구체적인 답을 기대했는데, 회사는 계약상 이유 등을 들어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반도체 업종이 최근 미래 수요와 주주친화 정책을 중심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신중한 태도가 오히려 불확실성으로 받아들여진 셈이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매도가 낙폭을 키웠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3조1천488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조9천766억원, 1조2천101억원을 순매도했다. 전기·전자 업종에서도 기관은 2조3천425억원어치를 사들인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8천780억원, 1조4천95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1조2천173억원, 삼성전자를 7천268억원 순매도해 두 종목이 나란히 외국인 순매도 1, 2위에 올랐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서도 마이크론이 8.85%, 에이엠디가 8.15%, 웨스턴디지털이 6.91%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4.49% 급락했다. 국내 조정이 미국 반도체주로 번지고, 다시 해외 약세가 국내 투자심리를 누르는 식의 악순환이 이어진 것이다.

증시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컸다. 29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360.42포인트, 5.98% 내린 5,663.24에 마감했고 코스닥은 43.17포인트, 6.12% 하락한 662.68로 거래를 끝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장 마감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각각 1천218조9천491억원, 1천23조4천198억원으로 코스피 전체의 48.03%를 차지한다. 두 종목의 변동성이 곧 시장 전체의 변동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미국 시가총액 집계 사이트 컴퍼니즈마켓캡닷컴은 이날 장 마감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을 각각 9천453억달러, 6천867억달러로 집계하며 글로벌 주요 상장사 순위를 15위와 20위로 제시했다. 직전 거래일보다 각각 3계단, 2계단 내려간 수준이다. 국내 주요 162개 상장사 기준 한국 증시 시가총액도 2조9천780억달러로 세계 10위 수준까지 밀렸다. 이 같은 흐름은 반도체 실적의 절대 수준보다 시장 기대를 얼마나 충족시키느냐가 앞으로도 주가 방향을 가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향후에는 인공지능 메모리 수요의 지속 여부, 고대역폭메모리 가격 협상 결과, 그리고 기업들의 보다 구체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변동성 진정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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