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D램(DRAM)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능력이 조기에 매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AI 데이터센터용 메모리가 생산 우선순위를 차지하면서 PC와 스마트폰 제조사의 조달 부담도 커지고 있다.
디지타임스(DigiTimes)는 4일 2027년 연간 D램과 HBM 생산능력이 이미 매진됐다고 보도했다. 낸드플래시는 D램보다 공급 사정이 여유롭지만 2027년 생산능력 예약도 이달 말까지 마무리될 수 있다고 전했다.
메모리 제조사들은 고객사가 처음 신청한 물량의 60~70%만 공급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와 대형 AI 기업이 우선 배정 대상이다.
HBM은 여러 D램 칩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메모리로, AI 가속기와 고성능 서버에 사용된다. 일반 D램보다 제조 난도가 높고 웨이퍼 투입 부담도 크다.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2027 Global DRAM Outlook’에서 클라우드 사업자의 HBM과 서버 모듈 수요가 급증했지만 장비 리드타임과 생산능력 재배분으로 공급 증가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렌드포스는 같은 보고서에서 7월 28일 기준 HBM 생산 확대가 기존 서버용 D램 공급을 밀어내면서 D램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트렌드포스는 6월 2일 보고서에서 3대 메모리 업체의 HBM 웨이퍼 투입 비중이 2025년 18%에서 2026년 22%, 2027년 약 30%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기간 HBM 비트 공급 비중은 8%, 9%, 약 13%로 제시했다.
웨이퍼 투입 비중보다 비트 공급 비중이 낮다는 것은 같은 생산능력을 HBM으로 전환할 때 전체 D램 공급이 더 큰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AI 설비투자 확대가 메모리 수요를 끌어올리는 흐름과 생산능력 재배분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005930)는 2월 12일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했다. 회사는 2026년 HBM 매출이 2025년보다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HBM4E 샘플은 2026년 하반기에 출하하고 고객 맞춤형 HBM 샘플은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마이크론(Micron·$MU)은 2026회계연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HBM4를 주요 고객 플랫폼용으로 대량 출하하고 있다고 밝혔다. HBM4E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으며, 2026회계연도 4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500억 달러(약 69조원) 안팎으로 제시했다.
소비자 기기 제조사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디지타임스는 스마트폰과 PC 제조사가 2027년에 확보할 수 있는 D램 물량이 2026년보다 뚜렷하게 감소할 수 있다고 전했다.
C.K. 창(C.K. Chang) 아페이서(Apacer) 최고경영자는 모듈 업체에 공급되는 D램 칩 물량이 2027년 전년 대비 70% 넘게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메모리 수요 증가가 2028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앞서 제기됐다.
이번 공급 제약은 비트코인(BTC) 채굴보다 AI 데이터센터 수요와 직접 연결돼 있어 크립토 시장과의 연관성은 제한적이다. 다만 고성능 컴퓨팅 부품 가격이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영지식증명과 탈중앙화 AI, 고성능 검증 인프라를 운영하는 일부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하드웨어 비용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삼성전자는 HBM4E 샘플을 2026년 하반기에 출하하고 마이크론은 HBM4E의 2027년 양산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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