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올해 국내 거래소에서 해외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된 날은 123일로, 김치프리미엄이 형성된 날보다 많았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 위축과 증시 강세, 상품·과세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온체인 데이터 플랫폼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9일까지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 지표는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 기간 평균은 -0.48로, 국내 거래소 가격이 해외 거래소보다 평균 0.48% 낮았다는 뜻이다.
김치프리미엄 지표는 업비트와 빗썸 등 국내 원화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 사이의 가격 차이를 백분율로 나타낸다. 국내 가격이 높으면 김치프리미엄, 낮으면 역김치프리미엄 또는 김치디스카운트로 분류한다.
올해 221일 가운데 역김치프리미엄이 나타난 날은 123일이었다. 크립토퀀트가 관련 수치를 제공하기 시작한 2020년 7월 이후 연간 기준으로 역김치프리미엄 발생일이 더 많아진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할인 흐름이 이어지는 기간도 길어졌다. 역김치프리미엄은 6월 20일부터 7월 24일까지 35일 연속 지속됐다.
5월 20일부터 6월 18일까지도 30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종전 최장 기간은 지난해 7월 8일부터 30일까지의 23일이었다.
가격 차의 폭도 커졌다. 6월 8일 김치프리미엄 지표는 -3.70으로, 지난해 7월 22일의 -2.02와 2024년 12월 8일의 -2.07보다 낮았다.
반대로 올해 김치프리미엄이 가장 높았던 날은 1월 30일로 지표는 4.05였다. 지난해 2월 4일에는 7.92, 2024년 3월 16일에는 10.88까지 오른 바 있다.
국내 거래소의 거래대금도 줄었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플랫폼 코인게코(CoinGecko)가 집계한 올해 2분기 국내 5대 거래소 총 거래대금은 1464억3000만 달러(약 206조47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2896억9000만 달러(약 408조4600억원)보다 49.5%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내 증시는 강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10일 6299.66으로 마감해 지난해 8월 11일의 3206.77보다 96.4% 올랐다.
두 시장의 엇갈린 흐름은 국내 투자자의 위험자산 선택이 달라진 정황으로 해석된다. 다만 거래대금 감소와 코스피 상승만으로 가상자산 자금이 증시로 직접 이동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상품 환경의 차이도 배경으로 거론된다. 해외에서는 SK하이닉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를 기초자산으로 한 토큰화 주식과 무기한 선물 상품이 거래되고 있지만, 국내 거래소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지연으로 유사 상품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가상자산 과세도 국내 거래소 이용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본지는 앞서 가상자산 과세의 2027년 시행과 22% 세율 논란이 재조명됐다고 전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지연 등으로 해외와 달리 국내 거래소는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지 못해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며 “게다가 내년 가상자산 과세까지 시행되는 상황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역김치프리미엄 장기화는 국내외 가격 차뿐 아니라 국내 거래소의 유동성과 상품 경쟁력 변화를 함께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