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루 5.05% 상승, 비트코인 6만4000달러 하회

| 서지우 기자

국제유가가 하루 5% 안팎 오르고 미 국채금리가 상승하면서 미국 기술주와 암호화폐가 동반 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BTC)은 장중 6만4000달러(약 9069만원)를 밑돌았다.

한국시간 11일 마감한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06% 내린 7753.11을 기록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11% 하락한 5만3975.98, 나스닥지수는 0.32% 밀린 2만6605.36으로 거래를 마쳤다. 본지는 앞서 호르무즈 해협 재개 협상의 불확실성과 유가 상승이 뉴욕증시를 압박한 흐름을 전했다.

테크플로우포스트(TechFlowPost)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이 5.05% 오른 배럴당 82.13달러, 브렌트유 10월물이 4.99% 상승한 배럴당 87.72달러에 마감했다고 전했다. 두 유종 모두 8월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브렌트유는 4거래일 연속 올랐다.

유가 상승의 배경에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 협상의 불확실성이 자리했다. 이란이 군사 충돌 피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고 미국도 맞대응하면서 즉각적인 통항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약해졌다. 미국 전략비축유가 1983년 이후 처음으로 3억 배럴을 밑돈 점도 공급 우려를 키웠다.

◇ 유가·금리 상승에 기술주 압박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71% 부근으로 올라 하루 동안 약 6bp 상승했다. 통화정책 전망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약 4bp 오른 4.24%를 나타냈다.

유가 상승은 통상 물가 압력을 높여 금리 하락 기대를 약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채금리가 오르면 미래 이익의 현재 가치가 낮아지는 만큼 성장 기대가 주가에 크게 반영된 기술주가 상대적으로 더 큰 압박을 받는다.

엔비디아(Nvidia·$NVDA)는 인공지능(AI) 인프라 금융 구상이 알려진 뒤 약 3%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블랙스톤, 블랙록 산하 글로벌인프라파트너스, 브룩필드자산운용, 골드만삭스, KKR 등과 최대 5000억 달러(약 709조원)의 외부 자본을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자금은 전액 제3자 자본으로 마련될 계획이지만 시장은 AI 인프라 수요보다 자본 지출 확대와 조달 비용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엔비디아의 신용부도스와프 가격도 2주 만에 가장 큰 하루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인텔(Intel·$INTC)은 150억 달러(약 21조3000억원) 규모의 보통주 발행 계획을 밝힌 뒤 4% 넘게 하락했다. 주식 추가 발행은 기업의 자금 조달 수단이지만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어 단기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광통신주 낙폭은 더 컸다. 코히어런트(Coherent·$COHR)는 14% 넘게, 루멘텀(Lumentum·$LITE)은 8% 넘게 하락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약 1.2% 내리며 장중 5% 넘게 올랐던 앞선 반도체주 강세와 대조를 이뤘다.

대형 기술주 안에서도 흐름은 엇갈렸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은 각각 1% 넘게 올랐지만 애플은 1.5%, 알파벳 A주는 약 0.5%, 메타는 약 0.3%, 테슬라는 약 0.8% 내렸다.

◇ 한국 반도체·암호화폐도 약세

SK하이닉스는 용인과 청주에 웨이퍼 공장을 신설하기 위해 약 54조원을 투자할 계획이지만 주가는 1% 넘게 하락했다. 대규모 생산능력 확대가 AI와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는 기반이 될 수 있는 반면, 자본 지출 효율과 향후 수급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중국 관련 주식은 미국 증시 약세 속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나스닥 골든드래곤차이나지수는 약 2% 올랐고 알리바바는 약 3% 상승했다. 기술주 전반의 조정에도 중국 주식이 여러 거래일 동안 미국 증시를 웃도는 흐름을 이어갔다.

암호화폐 시장도 유가와 금리 상승의 영향을 받았다. 비트코인은 장중 6만4000달러를 밑돌며 당일 고점 대비 2% 넘게 하락했고, 이더리움(ETH)은 1890달러(약 268만원) 부근에서 거래됐다. 달러지수는 한 달 반 만의 저점에서 반등했다.

반면 현물 금은 1.1% 오른 온스당 4389.29달러로 2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현물 은은 3.57% 오른 65.75달러를 기록했다. 유가와 국채금리가 함께 오르는 가운데 자금이 기술주와 암호화폐에서 귀금속으로 일부 이동한 흐름으로 풀이된다.

미국 현지시간 11일에는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지 않다.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 협상과 국제유가, 엔비디아의 AI 인프라 금융 계획 후속 내용을 소화할 예정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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