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2026년 석유 수요 하루 160만배럴 감소 전망

| 강이안 기자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26년 세계 석유 수요 감소폭을 하루 160만 배럴로 확대했다. 호르무즈 해협 차질과 높은 연료 가격이 원유 소비를 압박한 결과다.

IEA는 12일 월간 석유시장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석유 수요가 하루 160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7월에 제시한 하루 약 100만 배럴 감소 전망보다 감소폭이 51만 배럴 커졌다.

IEA는 높은 연료 가격이 당분간 소비를 억누를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수요가 연중 점차 회복해 4분기에는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와 석유제품이 세계 시장으로 이동하는 핵심 해상 통로다. 해협 운항이 제한되면 원유 공급뿐 아니라 운송비와 보험료, 휘발유·경유 등 정제제품 가격에도 충격이 번질 수 있다.

미국과 이란이 해협을 다시 열기 위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가운데 해상 운송 차질도 이어지고 있다. IEA는 보고서에서 “적대 행위 재개와 해상 차질”이 세계 석유 공급 확대를 제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7월 세계 석유 공급은 전년 동월보다 하루 630만 배럴 적었다.

국제유가의 변동폭도 커졌다. 브렌트유는 지난달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뒤 70달러 부근까지 하락했으며, 12일에는 90달러 아래에서 거래됐다.

본지는 앞서 브렌트유가 장중 배럴당 90.03달러에 접근한 흐름을 전했다. 공급 차질을 둘러싼 협상 신호가 나올 때마다 매수와 매도가 엇갈리면서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조다.

재고 완충 여력도 줄었다. 7월 세계 관측 석유 재고는 79억 배럴 아래로 내려가며 2025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원유 재고는 3억 배럴을 밑돌아 40여 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공급 차질이 이어질 경우 재고를 활용해 시장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여지가 그만큼 좁아졌다는 의미다.

IEA는 “올해 말 시장이 공급 초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위험은 상당하며, 기존 재고 완충 장치가 빠르게 고갈되면서 해협 재개 필요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연말 공급 초과 전망과 단기적인 공급 불안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진단이다.

정제 능력 제약은 소비자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통상 원유 공급이 줄고 정제시설 가동 여력이 부족해지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올라 물류비와 가계 지출을 함께 압박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3.0%로 낮췄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Kristalina Georgieva) IMF 총재는 “모든 길은 더 높은 가격과 더 느린 성장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원유시장 충격은 크립토 시장의 직접적인 수급보다 물가와 금리, 달러 유동성 경로를 통해 전달될 수 있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여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킬 수 있고, 수요 감소가 깊어지면 경기 둔화 우려가 위험자산 심리를 압박할 수 있다.

이번 보고서만으로 비트코인(BTC)이나 주요 알트코인의 가격 방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IEA는 해상 운송 차질과 재고 감소 위험을 경고하면서도 세계 석유 수요가 4분기에는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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