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투자자들이 2분기 중국 인공지능(AI) 관련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새로 담거나 비중을 조정했다. 바이두 미국예탁증서와 알리바바 전환사채가 주요 편입 대상으로 나타났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13F 공시를 근거로 스탠리 드러켄밀러(Stanley Druckenmiller) 듀케인 패밀리 오피스 대표가 2분기 바이두($BIDU) 미국예탁증서 8만8200주를 신규 매수했다고 전했다. 매입 규모는 약 1010만 달러(약 143억원)다.
듀케인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을 다시 편입한 것은 2023년 4분기 알리바바($BABA) 지분을 전량 처분한 뒤다. 이번에는 전자상거래 기업보다 AI와 클라우드, 자율주행 사업을 키우는 바이두가 대상이 됐다.
데이비드 테퍼(David Tepper) 아펠루사 매니지먼트 창업자의 포트폴리오도 바이두 쪽으로 움직였다. 아펠루사는 2분기 바이두 보유량을 약 130만주로 늘렸고 평가액은 약 1억4800만 달러(약 2093억원)로 집계됐다.
아펠루사는 같은 기간 알리바바 보유 지분을 42% 줄였다. 징둥닷컴($JD)과 PDD홀딩스($PDD)는 전량 매도했다.
하워드 막스(Howard Marks)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 공동창업자가 이끄는 오크트리는 원금 기준 7억5000만 달러(약 1조606억원) 규모의 알리바바 전환사채를 새로 편입했다. 주식 직접 매수와 달리 채권 성격을 함께 가진 자산을 통해 알리바바 노출을 확보한 셈이다.
전환사채는 일정 조건에서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이다. 통상 주식보다 방어적 성격이 있고, 주가가 오를 때 전환권을 활용할 수 있어 메자닌 자산으로 분류된다.
이번 움직임은 중국 기술주 전체를 넓게 사들이는 방식과는 거리가 있다. 바이두는 검색 사업을 기반으로 대형언어모델 ‘어니’, 클라우드, 자율주행 사업을 키우고 있다.
알리바바 전환사채 편입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주식 직접 투자보다 채권 구조를 활용해 하방 위험과 전환 가능성을 함께 고려한 방식이다.
13F 공시는 미국 기관투자자가 분기 말 기준 보유 종목을 SEC에 제출하는 자료다. 공개 시점에는 이미 시간이 지난 보유 현황이어서 현재 포지션을 그대로 보여주는 자료는 아니다.
한국 독자에게는 중국 AI 투자 경로가 주식, 전환사채, 파생상품으로 갈라지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본지도 앞서 암호화폐 거래소가 중국 AI 주식 우회 투자 통로로 부상한 흐름을 전했다.
당시 보도에서 해외 투자자들은 중국 본토 상장 전 반도체 기업에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관련 파생상품을 활용했다. 이번 13F 공시는 미국 대형 투자자가 공개 주식시장과 메자닌 자산을 통해 중국 AI 노출을 조정한 사례다.
다만 13F 공시는 분기 말 보유 현황을 사후 공개하는 자료다. 공시 이후 같은 포지션을 유지했는지는 해당 자료만으로 알 수 없다.
이번 변화가 바이두와 알리바바 주가에 미칠 영향도 단정하기 어렵다. 확인된 사실은 2분기 말 기준 일부 미국 대형 투자자가 바이두 예탁증서와 알리바바 전환사채를 포트폴리오에 새로 담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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